소리꾼 김용우가 데뷔 30주년을 맞아 9월 2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김용우 30주년 - 나는 소리꾼입니다’를 연다. 이번 공연은 1996년 첫 음반 ‘지게 소리’ 이후 김용우가 꾸준히 불러온 민요와 대표 레퍼토리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무대로 마련된다.
김용우의 지난 30년은 민요의 외연을 넓히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는 전통 민요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이어 왔고, 더 많은 관객이 우리 소리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무대를 확장해 왔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그 과정에서도 전통의 뿌리를 놓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전통음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워져야 한다는 말이 자주 나오지만, 그 새로움이 전통의 깊이를 비워낸다면 오래가지 못한다. 김용우의 작업이 의미 있는 이유는 형식을 넓히면서도 중심을 지켰다는 데 있다. 이번 공연은 바로 그 음악적 방향과 시간을 한 무대에 담아내는 자리다.
서른 해 동안 한 장르를 붙든다는 것은 단순한 경력의 누적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의 뿌리를 놓아버리지 않았다는 뜻이고, 시대가 바뀌어도 무엇을 중심에 둘 것인가를 분명히 해 왔다는 뜻이다. 소리꾼 김용우의 30년이 바로 그러하다. 그는 전통 민요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늘 오늘의 무대와 관객을 향해 길을 열어 왔다.
형식은 넓어졌고 협업의 폭은 커졌지만, 그의 음악에서 민요는 한 번도 배경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다. 오는 9월 2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김용우 30주년 - 나는 소리꾼입니다’는 그래서 단순한 기념공연이 아니다. 그것은 한 소리꾼이 지난 시간을 정리하는 무대이면서 동시에, 민요가 여전히 현재형의 음악이라는 사실을 다시 들려주는 선언이다.
공연은 ‘남도들노래’로 문을 연다. 이어 ‘시선뱃노래’, ‘서도액막이’, ‘창부타령’, ‘용천검’, ‘신아외기소리’, ‘너영나영’, ‘장타령’, ‘풍구소리’, ‘뱃노래’, ‘삼재푸리’가 차례로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정선아라리’, ‘신고산타령’,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이 무대를 채운다.
프로그램만 놓고 보아도 이 공연은 특정 지역의 소리에 머물지 않는다. 경기와 서도, 남도와 제주를 아우르는 민요의 결이 한자리에 놓인다. 노동과 의례, 흥과 위안, 기원과 공동체의 정서가 한 흐름 안에서 이어지는 셈이다.
이 레퍼토리 구성은 매우 상징적이다. 민요는 원래 무대 위에서만 존재하던 음악이 아니었다. 들일을 하며, 뱃일을 하며, 액을 막고 안녕을 빌며, 사람들이 모여 흥을 나누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태어난 삶의 노래였다. 그래서 민요를 듣는다는 것은 단지 음악 장르 하나를 감상하는 일이 아니라, 그 노래가 불렸던 삶의 현장을 함께 만나는 일과도 같다. 김용우의 이번 공연은 바로 그런 삶의 결을 다시 무대 위로 불러내려는 시도로 보인다.
무대에는 밴드와 국악 연주, 풍물이 더 해지지만, 중심에는 끝내 김용우의 목소리와 민요가 놓인다. 이 점이 중요하다. 전통음악의 현대화가 때로는 장식과 연출의 확대에 치우칠 수 있는 가운데, 이번 공연은 오히려 민요 자체의 힘을 현재의 감각으로 다시 들려주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활동을 연대기적으로 되짚는 회고 공연이라기보다, 오래 불러온 노래를 지금의 목소리로 다시 부르는 자리라는 설명도 그래서 설득력 있다. 시간은 흘렀지만, 노래는 여전히 현재에 살아 있고, 그 현재를 증명하는 것이 바로 이번 무대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별출연진도 공연의 무게를 더한다. 판소리 박애리와 서도소리 박초현이 함께 무대에 올라 김용우와 호흡을 맞추고, 이지연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는다. 여기에 밴드와 국악 연주자, 사물놀이 느닷 컴퍼니가 함께하며 공연의 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는 단순한 게스트의 나열이 아니라, 김용우가 걸어온 음악 세계가 한 사람의 독창에만 머무르지 않고 동시대 전통예술인들과의 호흡 속에서 확장됐다는 것을 보여 주는 구성이기도 하다.
김용우는 경기민요와 서도민요, 남도민요, 정가와 무악 등을 폭넓게 익힌 국가무형유산 가사 이수자다. 1996년 ‘지게 소리’ 이후 민요를 중심에 둔 다양한 작업을 이어 왔고, 일본 전국 투어, 미국 카네기홀, 유엔 공연 등 국내외 무대에 섰다. 국악방송과 KBS ‘국악한마당’, ‘가요무대’ 등 방송을 통해 대중과도 꾸준히 만나 왔으며, 2016년 KBS 국악대상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이력은 화려한 경력 소개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는 민요를 특정 전승 집단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방송과 해외 무대, 대중 공연장으로 계속 옮겨 놓으며 전통 소리의 접점을 넓혀 온 인물이다.
그렇다고 해서 김용우의 음악이 쉬운 타협 위에 서 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민요를 더 많은 사람에게 가깝게 만들면서도, 그것을 가볍게 소비되는 이벤트로 만들지 않기 위해 균형을 지켜 왔다. 바로 그 지점이 ‘나는 소리꾼입니다’라는 제목을 더욱 묵직하게 만든다.
이 제목은 단순한 자기소개가 아니라, 지난 30년 동안 무엇을 지키며 살아왔는가에 대한 답변처럼 들린다. 여러 이름 대신 끝내 자신을 ‘소리꾼’이라 부르는 일은 그의 음악적 정체성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가장 분명하게 드러낸다.
이번 공연은 민요를 좋아해 온 관객에게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자리가 될 것이고, 전통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민요가 얼마나 다채롭고 실존적인지를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남도들노래’에서 시작해 여러 지역의 소리를 지나, 다시 아리랑으로 향하는 흐름은 결국 한국인의 삶과 정서가 어떻게 노래로 이어져 왔는지를 한 무대 안에서 보여 주는 서사이기도 하다. 그 서사를 30년 동안 한목소리로 붙들어 온 사람이 김용우다.
‘김용우 30주년 - 나는 소리꾼입니다’는 9월 2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공연 시간은 약 110분이며, 티켓은 R석 7만 원, S석 5만 원, A석 3만 원이다. 예매는 NOL티켓에서 가능하다. 주최는 소리꿈, 주관은 손끝이다.
이번 공연은 한 사람의 기념 무대인 동시에, 민요라는 장르가 오늘도 계속 불려야 하는 이유를 묻는 무대이기도 하다. 전통은 박물관에 보관될 때보다 누군가의 살아 있는 목소리로 다시 울릴 때 더 오래 남는다.
김용우가 서른 해 동안 해 온 것은 삶에서 태어난 소리를 다시 오늘의 삶으로 데려오는 일이었다. 이번 30주년 공연은 그 긴 시간의 응축이며, 동시에 앞으로의 시간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무대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