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뉴스공연전시2026. 10. 7. 오후 4:17:09

거제의 풍경에 예술의 이야기를 더하다

양달석 초상 조형물로 거제의 예술적 정체성 시각화 문화와 관광이 함께 머무는 ‘예술의 섬 거제’ 브랜드 구축 시동

이도선 기자
거제의 풍경에 예술의 이야기를 더하다
예술섬거제협의회가 추진하는 ‘아트 포토존’ 프로젝트의 1호인 해조음미술관 양달석 화백 초상 스트링아트 제막식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역의 문화관광 경쟁력은 아름다운 풍경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과 축적된 이야기, 예술적 기억이 장소와 연결될 때 지역은 다른 도시와 구별되는 정체성을 갖게 된다. 예술섬거제협의회(회장 임호건)가 거제 출신 양달석 화백을 공공미술로 다시 불러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술섬거제협의회는 지역 정체성을 담은 ‘아트 포토존’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해조음미술관 외벽에 양달석 화백의 초상 조형물을 설치하고 제막식을 열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예술로 만나는 거제, 예술이 머무는 거제’를 방향으로 거제의 자연과 문화, 역사, 지역 인물을 현대적인 예술작품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 인물로 선정된 여산 양달석 화백은 거제시 사등면 성내마을 출신으로, 거제와 경남의 풍경과 서정, 동심을 화폭에 담아 독특한 ‘동화적 사실주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화가다.

작품이 설치된 해조음미술관은 양달석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곳이다. 작품 제작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거쳐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위세복 조각가가 맡았다.

위 작가는 강철 철사를 직선으로 교차시켜 이미지를 만드는 와이어 아트 방식으로 양달석의 초상을 구현했다. 보는 위치와 빛에 따라 선들이 하나의 얼굴로 모이는 작품 형식은 한 예술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현대적인 조형언어로 다시 표현한다.

이번 사업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포토존’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단순히 사진을 찍기 좋은 조형물을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진을 찍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지역의 예술가와 이야기를 접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시민과 관광객이 작품 앞에 서고 사진을 촬영해 SNS로 공유하면 양달석이라는 인물과 거제라는 장소의 이야기도 함께 확산될 수 있다. 공공미술이 감상 대상에서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고 기록하는 문화콘텐츠로 확장되는 셈이다.

예술섬거제협의회는 앞으로 청마 유치환 시인, 성파 하동주 서예가, 소설 『팔색조의 섬』의 윤후명 작가 등 거제와 인연이 있는 문화예술인을 활용한 아트브랜딩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외 예술명소 탐방과 전시, 강좌, 공연 관람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임호건 회장은 “거제의 섬과 바다뿐 아니라, 역사와 사람, 지역문화까지 창의적 상상력으로 표현해 공공미술이 지역의 기억과 정체성을 담는 문화 플랫폼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공공미술의 성패는 조형물을 얼마나 많이 설치했느냐보다 그 작품이 장소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 지역과 관계없는 작품을 세우면 잠시 머무는 포토존에 그칠 수 있지만, 지역 인물과 역사, 공간의 서사가 결합하면 관광객에게 그 장소를 기억하게 하는 문화적 표지가 될 수 있다.

거제의 새로운 문화관광 브랜드는 바다와 섬이라는 기존 자산을 버리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다. 그 풍경 위에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예술을 더하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양달석의 얼굴을 선으로 다시 그린 첫 번째 아트 포토존은 ‘사진 한 장을 찍는 장소’를 넘어, 거제의 기억을 알고 돌아가는 장소를 만들 수 있는지 시험하는 첫걸음이다.

인기 기사

인기 기사가 없습니다.

더 많은 기사가 추가되면 인기 기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댓글

익명 댓글은 지원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