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뉴스공연전시2026. 5. 20. 오전 11:35:27

춤으로 여는 인생 2막의 축제, 500여 명 참여

부산 서면에서 제1회 친목회 개최 교류와 활력, 지역 상권까지 함께 움직인 하루

이도선 기자
춤으로 여는 인생 2막의 축제, 500여 명 참여
왼쪽부터 이도호 원장, 대구 김국태 고문, 울산 양종철 고문, 창원 문종태 부울경 고문, 유인철, 하현경 원장, 부울경 사무총장 장보찬, 마산 꼬마신랑, 부산 이승노 운영위원장

5월 17일 오전, 부산 서면시장 안쪽으로 들어서자 평소의 주말과는 조금 다른 공기가 먼저 느껴졌다. 시장 골목은 유난히 붐볐고, 식당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서로 처음 보는 듯하다가도 금세 안부를 묻고, 어디서 왔는지를 확인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풍경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부산 서면베스트아카데미에서 열린 제1회 ‘영호남 액티브시니어 친목회’가 이날 시장 전체에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날 열린 행사는 대한시니어연합회와 대한시니어연합신문이 주최하고, 서면베스트아카데미와 부울경 리듬댄스 연합회가 주관했다.

행사가 시작된 오전 11시 무렵, 서면베스트아카데미 안은 이미 여러 지역에서 모여든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부산과 울산, 포항, 대구 등 영남권은 물론이고 광주를 비롯한 호남지역에서도 많은 액티브시니어가 참석했다. 특히, 광주에서는 버스를 전세해 단체로 방문할 정도로 참여 열기가 높았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500여 명이 참여했다. 행사장 안팎은 단순한 친목 모임이라기보다, 오랜 삶의 경험을 지닌 세대가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참가자들의 분위기였다. 흔히, ‘시니어 행사’라고 하면 조용하고 정적인 모임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날 현장은 전혀 달랐다.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은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였으며, 대화는 활기찼고 표정은 밝았다. “춤으로 여는 인생 2막의 축제”라는 이번 친목회의 캐치프레이즈는 그저 상징적인 문구가 아니었다. 실제로 이날 행사장은 몸과 마음이 동시에 움직이는 생동감으로 가득했다. 오늘의 시니어들이 더 이상 보호와 배려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삶의 무대를 다시 열어 가는 주체로 서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행사장 바깥의 풍경도 인상적이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자연스럽게 식당과 상권이 함께 움직이기 마련이다. 부전시장 일대는 친목회 참가자들로 평소보다 더 큰 활기를 띠었다. 시장 안 식당마다 손님이 몰렸고, 인근 상인들은 오랜만에 활력이 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부전솥뚜껑닭볶음탕’ 앞에는 식사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안에는 자리가 없었고, 밖에서는 순서를 기다리며 행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이들의 표정에는 만족감이 묻어났다. 참가자들의 말에 따르면 음식의 맛과 질은 물론이고, 친절한 응대 속에서 제대로 대접받는 느낌까지 더해져 기분이 한층 좋아졌다고 했다. 

이처럼 한 행사로 인해 시장과 식당, 사람과 지역경제가 함께 움직이는 모습은 공동체 행사가 갖는 또 다른 의미를 보여주었다.

행사 현장에서는 여러 지역에서 온 참가자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이도호 원장의 소개로 대구의 김국태 고문, 울산의 양종철 고문, 창원의 문종태 부울경 고문, 부울경 사무총장 장보찬, 유인철, 마산의 꼬마 신랑, 부산의 이승노 운영위원장, 광주의 김형일 원장, 황치수 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지역은 달랐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닮아 있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우리 시니어들의 땀의 결실”이라는 자부심, 그리고 “이제부터는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정신적으로 활기차게, 사회적으로는 나눔과 봉사를 통해 더 풍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며 살고 싶다는 바람”이 공통된 목소리로 이어졌다.

이 말은 단순한 자기 위안이나 추억의 회고로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산업화와 민주화, 정보통신 혁명과 사회 변화를 직접 통과해 온 세대가 이제 자기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또 한 번 사회적 역할을 찾고 있다는 선언에 가까웠다. 

이들은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인 동시에, 현재를 해석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이다. 젊어 보이고 건강하며, 역동적인 오늘의 시니어들은 이전 세대의 노년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다. 단순히 오래 산 세대가 아니라, 변화의 시대를 실제로 만들어 온 주역이라는 자부심이 강하게 읽혔다.

이도호 원장은 이번 친목회의 취지에 대해 “액티브시니어의 다양한 경륜을 융복합하여 가치 혁신을 이루고, 연합된 힘을 균형감 있게 발휘하도록 돕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체는 부분의 총합보다 크다는 말처럼, 시니어들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데 필요한 힘을 보태기 위해 이번 행사와 함께 새로운 플랫폼도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친목회가 단순한 교류 행사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각자의 삶으로 흩어져 있던 시니어들의 경험과 전문성, 관계망을 다시 연결해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해 보려는 시도가 그 안에 담겨 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서 드러난 시니어들의 자기 인식은 분명했다. 이들은 산업화 시대를 일구었고, 정보통신 혁명의 흐름을 주도했으며, 오늘의 인공지능 시대를 가능하게 한 토대를 쌓은 세대라는 자부심을 품고 있었다. 이들은 아날로그 시대의 감수성과 디지털 전환기의 적응력을 함께 지닌 세대라는 점에서, 지금의 청년 세대와는 다른 방식의 깊이와 통찰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삶에는 맨주먹으로 맨땅을 일구던 시절의 투지가 남아 있고, 동시에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자신을 스스로 다시 조정해 온 유연성이 축적돼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친목회는 단순한 춤과 교류의 자리를 넘어선다. 

춤은 오락의 수단이기 전에,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몸의 언어이고, 관계를 다시 잇는 사회적 매개다. 인생 2막은 누군가가 허락해 주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 다시 만들어 가는 시간이라는 점을 이날의 참가자들은 춤으로 보여주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리듬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며 같은 공간에서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가는 모습은, 고령사회가 반드시 침체와 부담의 언어로만 설명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환기하게 한다.

오늘의 한국 사회는 고령화와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고령화 그 자체가 아니라, 노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있다. 노년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본다면 사회는 점점 더 무거워질 것이다. 반대로 노년을 경험과 역량의 보고로 볼 수 있다면 고령사회는 전혀 다른 가능성으로 보이게 된다. 

이날 서면베스트아카데미에서 열린 제1회 ‘영호남 액티브시니어 친목회’는 바로 그 가능성을 보여준 현장이었다. 영호남의 시니어들이 춤과 교류를 통해 서로를 확인하고, 지역 상권과도 연결되며, 앞으로의 사회적 역할까지 이야기한 이 하루는 단순한 행사 일정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춤으로 여는 인생 2막의 축제”라는 말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열정과 경험, 그리고 연대의 에너지가 앞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 안에서 어떤 변화와 혁신의 물결로 이어질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이날의 흥겨움은 하루로 끝날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확인된 시니어들의 자기 인식과 연대의 감각은 앞으로 한국 사회가 고령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새롭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었다.

이도선
이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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