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이 도시에서 촬영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카메라와 배우만이 아니다. 도로와 공공시설 사용, 병원과 호텔 협조, 민원 대응, 행정절차까지 수많은 협력이 뒤따라야 한다.
부산영상위원회가 1일 부산지역 촬영협조 관계기관을 한자리에 모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산의 촬영 경쟁력을 개별 시설이 아닌 도시 전체의 협력 역량에서 높이기 위한 자리다.
부산영상위원회(운영위원장 강성규)는 이날 부산시와 각 구·군청, 공공기관, 주요 시설, 지역 병원·호텔 등 21개 기관 및 시설 관계자 40여 명이 참여하는 ‘촬영협조 관계기관 초청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번 워크숍은 영화·영상산업과 촬영지원 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제 촬영 과정에서 필요한 행정지원과 현장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오전 9시부터 영화의전당,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부산아시아영화학교, 한국영화아카데미, 옛 충무시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등 주요 영화·영상 인프라를 둘러본다. 이동 과정에서는 부산영상위원회의 촬영지원 사업과 부산시의 영상산업 정책도 소개된다.
이러한 현장 견학은 촬영협조 기관에 단순히 장소 사용을 요청하는 수준을 넘어 부산의 제작환경이 어떤 구조로 운영되는지 이해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현장을 알아야 촬영 요청이 들어왔을 때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기관별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더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후에는 곽경택 감독이 ‘내가 함께한 영화도시 부산’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부산을 배경으로 여러 작품을 제작해온 감독의 실제 경험을 통해 현장 제작자가 바라보는 부산의 촬영환경과 영화도시로서의 강점, 협력의 의미를 공유할 예정이다.
특강 이후에는 ‘협조기관 촬영지원 협력 방안 의견 교류’가 이어진다. 각 기관은 새로운 촬영장소 발굴과 행정지원, 민원 대응 과정에서의 경험과 과제를 공유하고 기관 간 협업 방향을 구체화한다.
촬영 유치 경쟁에서 로케이션은 중요한 요소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같은 장소라도 촬영 허가가 늦거나 현장 조율이 원활하지 않으면 제작진에게는 부담이 된다. 반대로 행정절차가 신속하고 기관 간 협력이 잘 이뤄지는 도시는 다시 찾고 싶은 촬영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촬영지원은 문화산업 정책인 동시에 도시 운영의 문제이기도 하다. 공공기관과 민간시설, 행정이 촬영이라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지가 도시의 제작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김종현 부산영상위원회 촬영지원팀장은 “부산은 매력적인 로케이션과 제작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관계기관과의 협력이 촬영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다”라며, “새로운 촬영 자원을 발굴하고 신속한 행정지원과 현장 대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영화도시는 스튜디오의 숫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촬영 요청이 들어왔을 때 행정이 움직이고, 시설이 문을 열고, 현장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협력체계가 갖춰질 때 도시 전체가 하나의 제작 인프라가 된다.
부산의 다음 경쟁력 역시 ‘어디서 찍을 수 있는가?’라는 것을 넘어 ‘얼마나 잘 찍을 수 있게 도와주는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