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치유그룹 콜라주앙상블 하바해는 오는 7월 3일 오후 7시 30분 C-SQUARE에서 열린 콘서트 ‘하늘·바람·햇살 이야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그동안 중증장애아동 가정을 직접 찾아가 무대를 펼쳐 온 하바해가 평소 단체의 활동에 마음을 보내준 장애예술가와 시민을 객석으로 초대해 마련한 공개 무대다.
위로는 때로 거창한 말보다 조용한 울림으로 먼저 도착한다. 누군가의 삶이 너무 고단해 하늘을 올려다볼 틈조차 없을 때, 예술은 공연장의 조명을 벗어나 그 사람의 일상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갈 필요가 있다. 예술치유그룹 콜라주앙상블 하바해가 열어 온 활동은 바로 그런 방향을 향해 있었다.
무대에 오기 어려운 이들을 기다리는 대신, 그들의 집으로 찾아가 음악을 건네는 일 그리고 이번에는 그 시간을 지켜봐 준 장애예술가와 시민들을 객석으로 초대해, 다시 모두가 함께 숨을 고를 수 있는 ‘열린’ 무대를 마련했다.
7월 3일 열리는 콘서트 ‘하늘·바람·햇살 이야기’는 단순한 공연이라기보다, 쉼이 필요한 시대에 예술이 어떻게 사람 곁에 머무를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한 편의 응답처럼 보인다.
하바해는 ‘하늘·바람·햇살’의 준말이다. 이름만 들어도 따뜻한 숨결이 느껴지는 이 단체는 아픈 아이를 돌보느라고 하늘 한 번 올려다볼 여유도, 햇살 한 번 느낄 틈도 없이 살아가는 장애아동 가족에게 위로와 쉼을 전하고자 결성됐다. 그 출발점에는 가야금 연주자 이슬기와 시각디자이너 김빛나가 있었고, 여기에 해금 성연영, 타악 권효창, 송훈, 송경근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가 뜻을 모아 함께하고 있다.
이들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장르를 넘나드는 협업 때문만은 아니다. 하바해의 활동은 ‘베리어컨셔스·베드사이드 콘서트’라는 방식에서 출발했다. 즉, 움직임이 제한된 중증장애아동의 가정을 직접 찾아가 단 한 사람, 단 한 가정을 위한 맞춤형 공연을 펼치는 것이다. 이는 공연장 중심의 예술 문법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묻는 시도이기도 하다.
예술은 언제나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가, 관객은 언제나 객석에 앉아 있어야만 하는가, 그리고 치유는 왜 병원이나 상담실의 언어로만 설명되어야 하는가. 하바해는 그 질문들 앞에서 예술이 일상의 공간으로 들어가도 충분히 깊고 진실한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꾸준히 증명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하바해는 단순히 연주만 해 온 것이 아니다. 전통음악, 현대미술, 음악치료, 교육공학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협력하며 그림 악보와 참여형 음악 프로그램 등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예술치유 콘텐츠를 개발해 왔다.
이는 장애아동과 가족이 예술을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 하바해가 말하는 치유는 예술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예술 안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자기 감각을 회복하는 과정에 더 가깝다.
이번 열린 콘서트는 단체의 이름이기도 한 ‘하늘·바람·햇살’을 주제로 한 음악낭독극으로 꾸며진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하늘’이가 있다. 하늘이는 ‘햇살’ 누나를 만나러 떠나고, 그 길을 ‘바람’이 함께한다. 이름만으로도 상징적인 이 여정은 결국 누군가를 찾아가는 길이자, 마음의 온기를 다시 만나는 여정처럼 들린다.
배우 이하늬는 ‘빛나는 손님’으로 무대에 올라 낭독을 맡아 이야기와 음악을 잇는다. 음악과 말이 따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기대며 무대를 완성한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은 연주회이면서 동시에 한 편의 서정적 서사로 읽힌다.
프로그램 역시 섬세하게 짜였다. 하바해의 첫인사를 전하는 ‘길놀이’로 시작해 ‘봄소리’, ‘햇살아래서’, ‘눈누난나’, ‘작은 걸음’, ‘Blossom’, ‘빛나는 시간’, ‘국화야’, ‘훈기상화’, ‘너영나영’을 거쳐 마지막에는 설렘과 생동감이 넘치는 ‘Happiness’로 마무리된다. 곡의 흐름만 보아도 이번 무대가 단순히 슬픔을 위로하는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여러 결을 함께 어루만지려 한다는 점이 느껴진다.
특히, ‘작은 걸음’은 첫발을 떼는 아이를 향한 믿음과 응원을 담고 있고, ‘국화야’는 자신의 때를 묵묵히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 이런 곡들은 장애아동 가족만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지치고 머뭇거리며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닿을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특정한 경험을 가진 이들만을 위한 무대가 아니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열린 예술의 자리를 지향한다. 쉼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위로는 특정한 사연을 가진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열린 콘서트’라는 표현은 매우 중요하다. 하바해는 그동안 누군가의 집으로 먼저 찾아가는 방식으로 예술의 접근성을 넓혀 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과정을 지켜봐 온 시민과 장애예술가를 공연장으로 초대해, 서로의 시간이 한 무대에서 만나게 했다.
이는 일방적인 도움의 구조가 아니라, 예술을 매개로 모두가 서로의 곁에 설 수 있는 공동의 장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공연을 보는 사람과 공연을 만드는 사람, 위로를 받는 사람과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 명확히 나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숨을 고르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예술이 치유의 힘을 가진다고 할 때, 우리는 종종 그것을 감상자의 내면 변화로만 좁게 이해하곤 한다. 그러나 하바해의 활동은 치유를 조금 더 사회적인 감각으로 확장한다. 공연장이 아닌 집으로 찾아가는 일, 장애예술가와 시민을 함께 초대하는 일, 그림 악보와 참여형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모두 예술의 문턱을 낮추는 행동이기도 하다. 그 문턱이 낮아질수록 예술은 더 많은 사람에게 닿고, 그때 비로소 치유는 개인적 감상에서 공동체적 경험으로 넓어진다.
이번 무대가 열리는 C-SQUARE는 그래서 하나의 공연장이면서 동시에 그간 흩어져 있던 응원과 마음이 다시 모이는 장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증장애아동 가정의 침대 곁에서 시작된 음악이 이제 더 많은 사람 앞에서 울려 퍼진다는 사실은 하바해의 활동이 작지만 깊은 공감을 쌓아 왔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리고 그 공감은 이번 콘서트를 통해 다시 더 넓은 사회로 번져 나갈 수 있다.
‘하늘·바람·햇살 이야기’는 바쁜 일상에서 잠시 멈추어 서게 하는 공연이다. 누군가에게는 오랜만에 마음을 풀어 놓는 시간이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일상을 다시 견딜 힘을 얻는 시간이 되게 할 수도 있다.
예술은 세상을 단번에 바꾸지는 못한다. 그러나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쉼을 내 줄 수는 있다. 하바해가 건네는 ‘쉼’은 바로 그런 종류의 힘에 가깝다. 조용하지만 오래 남고, 작지만 깊게 스며드는 힘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