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생태계는 좋은 작품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창작자가 머물 공간과 함께할 동료, 작품을 만날 관객, 위기의 순간에 서로를 지지할 관계가 있어야 한다. 서울 마포구에서 활동하는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10여 년간 바로 그 ‘관계의 기반’을 만드는 일을 이어왔다.
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는 지역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활동과 사회적 가치를 소개하는 기획연재 ‘마포를 바꾸는 사람들’의 네 번째 사례로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을 소개했다.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는 창작자와 기획자, 공간운영자, 제작자, 향유자, 활동가 등이 함께하는 문화예술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출발점은 2013년 서교예술실험센터의 폐관 위기였다. 홍대앞 문화예술인들이 공간을 지키기 위해 모였고, 그 관계가 2014년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으로 이어졌다.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의 활동에서 반복되는 질문은 분명하다. “예술가가 계속 예술가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생공상 프로젝트’다. 홍대의 카페 겸 공연장 공상온도가 임대료 문제로 운영 중단 위기에 놓이자 뮤지션들과 약 10차례 공연을 열고 티켓 판매금과 후원금을 공간에 전달했다. 공간을 직접 대신 운영하기보다 위기에 놓인 장소를 중심으로 예술가와 관객을 다시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활동은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이 ‘공간’을 바라보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물리적인 건물 자체보다 그 안에서 공연과 전시, 교육이 이어지고 사람 사이에 신뢰가 쌓일 때 비로소 공간은 문화적 ‘장소’가 된다는 시각이다.
예술학교 A.L.T.O.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예술가가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워크숍을 통해 서로의 질문과 경험을 나누는 방식이다. 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도 초기 프로그램이 실행될 수 있도록 마중물 성격의 협력과 지원을 보탰다.
2022년부터 열리고 있는 ‘FESTIVAL THE SUB’는 이러한 방향을 거리로 확장한 사례다. 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실내 공연장에서 만났던 인디음악을 거리로 꺼냈다. 별도 입장권 없이 누구나 걷다가 공연을 만날 수 있고, 홍대 인디문화의 역사와 연표, 토크와 체험 프로그램까지 함께 접할 수 있게 했다.
이런 방식은 문화예술 향유의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새로운 관객을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문화는 창작자만으로 지속되지 않는다. 그것을 보고 듣고 기억하며 다시 찾아오는 사람이 있어야 다음 활동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이 말하는 문화예술 생태계는 결국 ‘좋아하는 것을 오래 좋아할 수 있는 환경’에 가깝다. 누군가 계속 창작할 수 있고, 위기가 왔을 때 함께 대응하며, 새로운 사람이 자연스럽게 문화와 만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문화예술의 지속가능성은 스타 한 명이나 인기 공연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은 공간이 살아남고, 예술가들이 서로 배우며, 시민이 거리에서 우연히 새로운 문화를 만나는 경험이 축적될 때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의 활동은 예술가를 ‘지원받는 사람’으로 두기 보다 서로가 계속 예술가일 수 있는 조건을 함께 만드는 일이 지역 문화의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