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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코리아 뉴스]
타임즈코리아 뉴스추천뉴스2026. 3. 20. 오전 11:27:01

건국대 재학생 창업가들의 발전기금 약정이 보여주는 선순환의 의미

창업 성과를 공동체 환원으로 연결했다 대학의 역할이 ‘교육’에서 ‘도전의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대식 기자
건국대 재학생 창업가들의 발전기금 약정이 보여주는 선순환의 의미
건국대 재학생 창업가 김효재·노민, 창학 100주년 발전기금 1천만 원 약정

대학에서 창업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성과부터 떠올린다. 투자 유치, 수상 실적, 매출 성장, 글로벌 진출 같은 눈에 띄는 결과들 말이다. 물론, 그것들은 중요하다. 그러나 대학 창업 생태계의 진짜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것은 숫자만이 아니다. 한 학생이 학교의 지원을 발판 삼아 성장한 뒤, 다시 학교와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몫을 내어놓을 수 있는가. 바로 그 지점에서 한 대학의 창업 문화는 성과를 넘어 품격을 갖추게 된다. 

이런 점에서 건국대학교 재학생 창업가 김효재·노민 학생의 발전기금 약정은 단순한 기부 소식을 넘어, 대학 창업 생태계가 어디까지 성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할 만하다.

건국대학교는 3월 9일 행정관 총장실에서 재학생 창업가 김효재 학생과 노민 학생이 ‘건국 100주년 발전기금’으로 각각 1,000만 원을 약정하는 기부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두 기부자와 함께 원종필 총장, 이영범 대외부총장, 홍권호 대외협력처장, 창업지원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으며, 기부 보드 전달과 감사패 수여, 기념 촬영 등이 진행됐다.

김효재 학생은 산업공학과 19학번으로, 제조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에이전트 ‘브랜드부스트’를 개발한 스타트업 ZOOC(쭉)의 대표다. 그는 최근 CES 2026에서 약 500개 기업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국내 110여 개 제조 공장과 계약을 추진하는 등 차세대 제조 산업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장 가능성을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노민 학생은 사회환경공학부 23학번으로, 서울 주요 상권에서 카페 브랜드 ‘터미널 에스프레소 하우스’를 안착시킨 동시에 K-온천 문화 기반 스타트업 ‘온리브’를 이끌고 있다. 그는 건국대학교 창업 지원 프로그램과 RISE 사업단의 지원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워 왔고,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현재는 벤처캐피털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한편 학내 창업동아리 KUVC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창업했다는 것 때문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아직 졸업도 하지 않은 재학생 신분이고, 자신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학교의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기억을 감사의 말에만 두지 않고, 발전기금이라는 구체적 행동으로 돌려주었다는 데 있다. 

대학이 학생을 키우고, 학생이 다시 대학을 세우는 구조의 본보기다.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그래서 더 귀하다. 오늘날 대학의 창업 지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까워졌다. 기술 환경은 빠르게 바뀌고, 진로의 형태는 점점 다변화되며, 학생들은 더 이상 졸업 후 취업이라는 단일한 경로만을 상상하지 않는다. 

대학 역시 강의실 안의 지식 전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험하고,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해졌다. 그런 점에서 드림학기제나 창업 지원 프로그램, 사업화 인프라 같은 학교의 지원 체계는 단순한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미래 대학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만으로 생태계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진짜 생태계는 지원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의 발판이 되는 구조 속에서 살아난다. 이번 기부가 의미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학교는 학생의 도전을 지지했고, 학생은 그 도전을 통해 성장했으며, 다시 학교와 후배들을 위해 기부를 약속했다. 이것은 일회성 미담이 아니라, 대학 창업이 지향해야 할 가장 건강한 순환의 모델이다.

김효재 학생은 “학교가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고 했고, 노민 학생은 “학생과 학교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적 창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 말은 단순한 소감이 아니다. 대학 창업의 본질을 정확히 짚고 있다. 창업은 개인의 성공으로 끝나지 않을 때 더 큰 의미가 있다. 그 경험이 후배에게 전해지고, 학교의 문화가 되고, 다시 제도의 개선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하나의 생태계가 된다.

원종필 총장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학생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창업은 결과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영역이다. 특히, 대학 안에서의 창업은 수익 이전에 도전의 경험, 문제 해결의 태도, 협업의 감각, 사회적 책임 의식까지 함께 길러내는 교육의 확장된 장이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재학생 창업가의 기부는 단순한 금액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그것은 “학교가 내게 무엇을 주었는가”를 넘어 “나는 다시 무엇을 돌려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대학은 원래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다. 그렇다고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학생이 자기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실제 세계와 맞부딪히며, 실패와 성장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장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대학의 성숙은 졸업장 수여식보다 이런 장면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학교의 지원을 받은 학생이 다시 학교를 위해 기부하는 순간, 교육은 비로소 관계가 되고 문화가 된다. 건국대학교 재학생 창업가들의 이번 약정은 액수의 크기보다 의미의 깊이에서 더 주목할 만하다. 

대학 창업은 단지 유망 스타트업을 몇 개 배출하는 것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도전한 학생이 공동체의 가치를 배우고, 그 가치를 다시 다음 세대로 이어 가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비로소 건강한 생태계라고 부를 수 있다.

받기만 하는 생태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러나 받은 것을 다시 흘려보내는 생태계는 자란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기부는 단순한 발전기금 약정이 아니라, 대학 창업이 어디까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 조용하지만 단단한 선언이다.

최대식
최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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