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ffodils,
That come before the swallow dares to come, and take
The winds of March with beauty.
“수선화여, 너는 감히 제비보다 먼저 와서 그 아름다움으로 3월의 바람을 맞아 내는구나.”
이 시구는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작품 《겨울 이야기》(The Winter’s Tale) 4막 4장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아직 제비조차 선뜻 날아오지 못하는 이른 봄, 수선화는 먼저 피어나 차가운 3월의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 낸다. 셰익스피어는 그 모습을 단순히 계절의 한 장면으로 그리지 않고, 추위를 통과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존재의 품격으로 노래한다.
수선화(水仙花)는 ‘물(水)에 사는 신선(仙) 같은 꽃(花)’이라는 뜻의 한자어다. 물가에서 잘 자라며, 맑고 고결한 자태와 은은한 향기를 지녔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만 보아도 이 꽃이 지닌 분위기가 느껴진다. 화려하게 자신을 과시하기보다, 차갑고 고요한 계절 속에서 맑은 빛으로 피어나는 꽃이다.
수선화는 추위를 지나야 꽃을 피운다. 일정한 저온의 시간을 견디지 않으면 끝내 제때의 꽃을 피워내지 못한다. 다시 말해 수선화에게 추위는 단지 견뎌야 할 불행이 아니라, 꽃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수선화는 우리에게 말하는 듯하다. 차가운 시기가 헛된 시간이 아니며, 이른 바람을 맞는 일이 반드시 외로운 일만은 아니라고 말이다.
지금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인해 세계는 여러모로 깊은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사람들의 마음은 불안과 무거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때에 추위를 견디며 일찍 피어난 수선화의 모습은 작은 위로를 건넨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일, 어둡고 혼란한 시기에도 자기 자리에서 먼저 피어나는 일이 얼마나 귀한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러므로 이른 봄의 수선화는 단지 계절의 꽃이 아니다. 그것은 고난 속에서도 먼저 피어나는 희망의 비유이며, 차가운 현실 한가운데서도 자기 빛을 잃지 않는 존재의 상징이다. 부디 이 시기에 수선화가 전하는 조용한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마음에 작은 위로와 단단한 소망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