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오랜 시간 가꾼 개인의 정원이 이제 지역 주민과 여행객이 함께 누리는 공공의 풍경으로 확장되고 있다. 산림청(청장 박은식)은 국민 1만 9,204명이 참여한 온라인 선호도 조사와 전문가 현장 심사를 거쳐 국내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을 선정했다.
민간정원은 법인이나 단체, 개인이 직접 조성하고 관리하면서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한 정원이다. 2015년 등록제도가 시작됐으며, 2026년 6월 기준 전국에서 194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번 30선은 단순히 경관이 아름다운 정원을 고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산림청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지난 5월 정원주의 신청을 받은 뒤 1차 서류심사를 통해 45곳을 추렸고, 외부 전문가의 현장평가와 국민 온라인 투표 결과를 종합해 최종 30곳을 선정했다.
지역도 부산과 울산,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 등 전국에 걸쳐 있다. 특히, 30곳 가운데 16곳은 202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선정됐다. 산림청은 재선정 정원의 경우 평가 기준 충족 여부뿐 아니라, 지속적인 가드닝과 관리 상태를 중점적으로 살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원의 가치가 한때의 아름다운 모습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원은 계절에 따라 변하고 식물은 계속 자란다. 지속해 돌봄과 관리가 없다면 처음의 경관을 유지하기 어렵다. 결국, 좋은 정원을 만드는 일만큼 오래 가꾸는 일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번에 선정된 민간정원은 정원별 특색에 따라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소개한다.
분류는 △동양적 미감에서 느껴지는 여백, 자연미, 정취, 전통이 어우러진 ‘풍류와 정취를 담은 정원’, △계절의 변화, 풍성한 식물 경관 등 유럽적 분위기의 ‘전원의 낭만을 즐기는 정원’, △예술적 창작‧공간 조형물과 식물의 융합이 돋보이는 ‘예술과 문화가 있는 정원’, △숲과 풍경‧식물, 오감의 경험 등 휴식과 건강을 주는 ‘쉼과 회복을 선사하는 정원’, △ 독특한 분재·암석, 특정 소재나 주제가 인상적인 ‘특별한 테마를 가진 정원’이다.
이 같은 분류는 정원을 단순히 꽃과 나무를 감상하는 장소에서 한 걸음 더 확장한다. 어떤 정원에서는 지역의 전통과 이야기를 만나고, 다른 정원에서는 예술을 경험하며, 또 다른 공간에서는 숲속에서 쉬고 회복할 수 있다. 정원 자체가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되는 셈이다.
선정된 모든 정원에는 ‘아름다운 민간정원 마크’가 지원된다. 산림청은 향후 민간정원을 지역의 관광자원이자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광호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민간정원을 지역의 관광자원이자 휴식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연휴 기간 고유한 아름다움과 이야기를 가진 민간정원을 찾아볼 것을 제안했다.
정원문화의 성장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대규모 공원을 얼마나 많이 조성하느냐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개인이 자신의 땅에서 식물을 심고 오랜 시간 가꾼 공간을 다른 사람에게 열어주는 순간, 사적인 정원은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확장된다.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의 의미도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순위로 세우는 데 있기보다 전국 곳곳에 숨어 있는 정원의 가치와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것을 사람들이 찾아가고 머무는 지역의 자원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