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에게 행정구역의 경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좋은 풍경과 맛있는 음식, 재미있는 체험이 가까이 있다면 한 번의 여행으로 묶어 즐기는 편이 자연스럽다. 충북 남부권의 옥천·보은·영동이 세 지역의 이름을 합친 공동 관광브랜드 ‘옥보영’을 내놓고 지역의 자연과 축제, 체험을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연결했다.
옥천·보은·영동의 앞 글자를 딴 공동 관광브랜드 ‘옥보영’이 충북 남부권 주요 관광자원과 계절축제를 연계한 6개 테마 여행코스를 선보였다.
이번 상품은 당일형 여행으로 구성됐으며, 성인 기준 참가비는 1만 9,900원이다. 비교적 부담이 적은 가격으로 세 지역의 자연경관과 체험, 축제를 경험하도록 해 충북 남부권에 대한 관광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프로그램은 여행객이 관심 분야와 계절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교동호수 둘레길과 영동 포도 따기를 결합한 코스를 비롯해 부소담악과 월류봉의 경관을 즐기는 코스, 레인보우식물원과 와인터널, 화인산림욕장 등을 찾는 숲·자연 체험형 일정이 마련됐다.
보은에서는 속리산 법주사와 말티재 단풍을 연계한 가을 산책 코스를 운영한다. 여기에 영동 난계국악축제와 10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보은 대추축제를 포함한 계절형 상품까지 더해 모두 6가지 테마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기획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세 지역의 관광지를 따로 홍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옥천의 호수와 수생경관, 보은의 속리산과 대추축제, 영동의 포도와 국악 등 각 지역의 서로 다른 자원을 하나의 브랜드 아래 연결했다.
이는 관광객의 이동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여행자는 행정구역을 하나씩 방문하기보다 이동거리와 관심사를 기준으로 여러 지역을 함께 찾는다. 인접 지방정부가 관광 콘텐츠를 공동으로 설계하면 개별 지역의 약한 부분은 보완하고, 각 지역의 강점은 하나의 여행 이야기로 확장할 수 있다.
‘옥보영’이라는 이름 자체도 세 지역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기억하게 하는 장치다. 브랜드 출범을 기념해 이름이 ‘보영’인 참가자에게는 신분증 확인 후 여행경비를 지원하고, 반복 참여자에게는 3회차부터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상품은 여행스케치와 우리투어네트웍스가 공동 주관한다. 여행스케치 박영규 대표는 “충북 남부권의 독보적인 자연경관과 제철 축제를 부담 없는 가격에 누릴 수 있도록 알차게 기획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의 지속가능성은 낮은 가격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실제 여행 후 다른 코스를 다시 찾게 만드는지,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의 시장과 음식점·체험업체까지 이어지는지, 세 지역이 공동브랜드를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지역관광의 경쟁력은 행정구역마다 새로운 명소를 하나씩 만드는 데서만 나오지 않는다. 이미 존재하는 자연과 문화, 축제를 서로 연결해 여행객이 더 오래 머물고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해법이다.
‘옥보영’은 옥천·보은·영동이라는 세 지역을 ‘어디를 갈 것인가’의 경쟁 관계보다 ‘어떻게 함께 여행하게 할 것인가’의 협력 관계로 묶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