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좋은 정원은 크거나 화려한 정원만을 뜻하지 않는다. 집과 일터 가까이에 있고, 주민이 쉬고 걸으며 직접 가꾸고,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관리되는 정원도 도시의 중요한 생활 인프라가 된다. 산림청(청장 박은식)이 올해 우수 생활정원을 선정하면서 ‘조성’만큼 주민 참여와 지속적인 관리, 활용도를 중요하게 평가한 이유다.
산림청은 지방정부가 조성·운영하고 있는 전국 생활정원 362곳 가운데 5곳을 ‘2026년 우수 생활정원’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생활정원은 도시와 마을의 생활권 안에 있는 유휴공간 등을 활용해 조성하는 개방형 정원이다. 시민에게 휴식과 정원문화를 누릴 기회를 제공하고, 도시 녹지를 확대해 탄소중립에도 이바지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올해 공모에는 모두 29곳이 참여했다. 산림청은 서류평가와 외부 전문가 현장평가를 거쳐 주민 참여, 지속적인 관리, 실제 활용도가 우수한 정원을 중심으로 최종 수상지를 선정했다.
실외정원 종합분야 대상은 울산광역시 남구 ‘태화강 그라스정원’이 차지했다. 최우수상에는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줄포 주을래정원’, 우수상에는 경남 통영시 ‘꿈이랑 도서관 실외정원’이 선정됐다. 실외정원 관리 및 활용분야 최우수상은 울산광역시 중구 ‘가온마실길’이 차지했고, 실내정원 종합분야 우수상에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평가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생활정원의 기준이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가’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민이 실제로 이용하는지, 조성 이후에도 지속해 관리되는지, 지역의 일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함께 평가했다.
정원정책에서도 이는 중요한 변화다. 정원은 조성 당시에는 아름답더라도 관리가 끊기면 빠르게 활력을 잃을 수 있다. 반대로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주민이 지속해 이용하고 가꾸면 동네의 쉼터이자 사람을 연결하는 공동체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생활정원은 도시환경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생활권 안의 작은 유휴공간에 식물을 심고 녹지를 늘리면 시민이 일상에서 자연을 접할 기회가 늘어난다. 여러 생활정원이 도시 곳곳에 축적되면 녹지 연결과 탄소중립이라는 더 큰 환경적 가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산림청은 오는 12월 시상식을 열고 선정된 사례를 누리집과 ‘정원TV’ 등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우수사례는 향후 생활정원 조성·관리 정책을 마련하는 데도 활용한다.
이광호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생활정원은 국민이 일상에서 쉽게 정원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이번에 선정된 우수사례들은 주민이 함께 가꾸고 탄소중립에도 이바지하는 정원의 모범이 될 것이다”라며, “우수사례가 전국으로 확산되도록 조성부터 관리·이용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생활정원의 가치는 새 정원을 몇 곳 만들었느냐는 것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주민이 매일 걷고 쉬며, 함께 식물을 돌보고, 그 공간이 몇 년 뒤에도 살아 있는 정원으로 남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번 우수 생활정원 선정은 정원을 새로 만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주민이 오래 찾고 함께 가꾸는 생활공간으로 정착시키는 방향에 정책의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시의 작은 정원이 주민의 일상과 연결될 때, 정원은 조경시설을 넘어 생활환경과 공동체를 바꾸는 녹색 인프라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