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씨티연구소(C&K)는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고령자의 보행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고령친화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지자체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노후화된 보도와 마을안길, 공원 산책로 등에서 발생하는 미끄럼과 단차 문제를 개선해, 고령자의 낙상사고를 예방하고 더욱 안전한 이동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최근 지역 곳곳에서 오래된 보도, 울퉁불퉁한 골목길, 미끄러운 산책로, 정비가 늦어진 생활권 도로 때문에 어르신 낙상사고 위험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낙상은 단순한 개인 부상이 아니다. 고령자에게 낙상은 골절과 입원, 장기 재활, 일상 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가족의 돌봄 부담과 의료비 증가, 사회적 비용 확대로 연결된다. 즉, 걷는 길의 문제는 사실상 복지와 보건, 재정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씨씨티연구소가 강조하는 ‘고령친화 보행환경’은 단순한 토목 보수와는 결이 다르다. 연구소는 미끄럼 저항성과 내구성이 우수한 친환경 포장재를 활용해 더 안전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고, 고령자의 이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행환경을 단순히 예쁘게 정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고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점이다. 도시의 인프라는 보기 좋게 만드는 것보다 먼저, 가장 약한 사람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사업 적용 대상도 매우 현실적이다. 경로당 주변, 노인복지관, 공원 산책로, 자전거도로, 전통시장, 도시재생사업 지역, 어린이·노인보호구역 등 보행 약자의 이용이 많은 공간이 주요 대상지로 제시됐다.
이는 이 사업이 특정 상징 공간이나 대형 도로가 아니라, 주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생활권 보행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고령친화도시는 거창한 랜드마크가 아니라, 집 앞 골목과 시장 입구, 복지관 주변, 자주 다니는 산책길이 얼마나 안전한가에서 먼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씨씨티연구소는 안동 구시장, 예천 남산공원, 전남 광주 골목 환경 조성 사업 등을 수행한 바 있다. 이런 사례들은 보행환경 개선이 특정 신도시나 대규모 개발지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통시장과 오래된 도심, 생활 골목, 공원 같은 생활 기반 공간에서 더욱 절실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고령층의 이용 비중이 높은 전통시장이나 오래된 주거지일수록 보행환경의 질은 곧 지역 주민의 생활 안정성과 직결된다.
이번 제안이 주목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사업이 단순한 시설 정비를 넘어 다양한 정책과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씨씨티연구소는 이 사업이 고령친화도시 조성, 도시재생사업, 생활SOC 확충, 주민 안전 강화 정책과 연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방정부는 늘 한정된 예산과 여러 부서의 분절된 정책 구조 안에서 움직인다. 따라서, 하나의 사업이 복지, 안전, 도시재생, 생활 인프라 개선을 함께 아우를 수 있다면 행정적 실행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낡은 골목길을 단순 보수하는 사업으로만 보면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고령친화도시 조성 사업과 결합되고, 주민 안전 정책과 연결되며, 도시재생의 생활환경 개선 축까지 함께 품는다면 정책적 설득력은 훨씬 커진다. 오늘날 지역 정책은 하나의 문제를 하나의 부서만의 언어로 설명해서는 충분한 힘을 얻기 어렵다.
씨씨티연구소의 제안은 보행환경 개선을 다층적 정책 언어로 번역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예방복지’라는 관점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 많은 복지정책은 문제가 발생한 뒤 개입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그러나 고령자의 낙상 문제는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
씨씨티연구소가 “고령자의 안전한 보행은 복지이자 예방복지의 출발점”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로 안전한 보행환경이 조성되면 낙상사고 예방뿐 아니라, 외출과 이동에 대한 심리적 불안도 줄어들 수 있고, 이는 고립감 완화와 건강 유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고령 친화 보행환경은 고령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된다. 미끄럽지 않고 높낮이 차가 적은 길, 보행하기 편한 바닥,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생활권 환경은 결국 아이와 보호자, 장애인, 임산부, 일반 주민 모두에게 이롭다. 다시 말해 가장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설계된 도시는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더 편한 도시가 된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관점에서도 이런 접근은 충분히 설득력 있다.
씨씨티연구소는 향후 지자체와 협력해 시범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지역별 현장 진단을 통해 대상지 특성에 맞는 맞춤형 보행환경 개선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획일적인 자재 시공이나 단순 포장 교체가 아니라, 현장 여건과 이용자 특성에 맞는 진단형 접근을 하겠다는 뜻이다.
실제 보행환경 문제는 지역마다 다르다. 어떤 곳은 전통시장 주변이 문제이고, 어떤 곳은 산책로, 어떤 곳은 경로당과 주거지 사이의 생활 동선이 더 취약할 수 있다. 따라서, 맞춤형 진단과 설계는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번 ‘고령 친화 보행환경 개선사업’ 제안은 초고령사회가 우리 도시와 지역에 던지는 가장 현실적인 질문 가운데 하나를 다시 꺼내 든다. 우리는 과연 어르신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있는가. 복지는 시설과 현금 지원만으로 완성되는가, 아니면 매일 걷는 길의 안전까지 포함해야 하는가.
도시의 품격은 결국 그 도시가 가장 약한 사람의 걸음을 어떻게 대하느냐에서 드러난다. 씨씨티연구소의 이번 제안은 그 질문에 대해, 아주 구체적이고 생활적인 방식으로 답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