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뉴스칼럼2026. 5. 19. 오후 2:33:33

신록의 계절이다

안순모 기자
신록의 계절이다

봄이면 사람들의 시선은 먼저 꽃으로 향한다. 화사한 빛깔과 향기, 짧은 절정의 아름다움은 분명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그 곁에서 조용히 세상을 넓게 채우는 것이 있다. 바로 신록이다. 꽃이 순간의 찬란함이라면, 신록은 날마다 깊어지는 생명의 힘이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꽃의 환한 아름다움에 이끌려, 그 뒤에서 묵묵히 계절을 이루는 푸른 잎의 멋과 가치를 놓치고 사는지도 모른다.

이 말은 꽃이 주는 기쁨을 낮추어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꽃 못지않게 소중한 것이 우리 곁에 늘 함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는 뜻이다. 특별한 날도 좋지만, 아무 일 없는 평범한 날도 귀하다. 오히려 삶의 대부분은 특별한 순간보다 반복되는 일상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일상이 지닌 가치와 의미를 알아보는 사람은 그만큼 더 풍성한 삶을 살게 된다는 말이다.

요즘 산과 들, 길가의 나무들은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지고 있다. 막 피어난 연둣빛 잎은 점점 짙어지며 녹음의 계절을 향해 나아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속에도 희망이 차오른다. 생명은 소리 없이 자라고, 계절은 말없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운을 건넨다. 신록은 단지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다시 힘을 내라고 등을 두드려주는 자연의 조용한 격려처럼 느껴진다.

생각해 보면 언제만 좋은 것은 아니다. 다 좋은 것이다. 꽃 피는 날만 좋은 것이 아니고, 특별한 여행만 좋은 것도 아니다.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번지는 한낮도 좋고, 바람에 흔들리는 초록빛 그림자도 좋고, 날마다 조금씩 짙어지는 나무의 빛깔도 좋다. 

그때그때의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즐길 줄 아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의 하루는 훨씬 더 넉넉하고 따뜻해질 수 있다.

신록의 계절은 그래서 더 깊은 의미를 준다.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조용히 세상을 채우며 넓은 생명의 품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눈에 잘 띄는 것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늘 곁에 있어 주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이 계절은 조용히 일러 준다. 

날이 갈수록 짙어지는 푸른빛을 바라보며, 우리 마음도 그렇게 조금씩 깊어지고 넉넉해지기를 바란다. 모든 순간을 사랑하는 마음, 일상을 귀히 여기는 생각,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태도 속에서 삶은 한층 더 행복으로 가득해질 것이다.

안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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