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뉴스주간저널2026. 10. 3. 오전 11:17:47

제24회 경북과학축전, 역사·문화와 첨단 과학기술 결합

신라의 역사와 전통악기를 AI·과학 원리로 재해석 첨단기술을 지역의 기억과 연결한 융합형 과학축제

이도선 기자
제24회 경북과학축전, 역사·문화와 첨단 과학기술 결합
제24회 경북과학축전은 경주에서 ‘천년의 지혜, AI 과학으로 깨어나다’를 주제로 열렸으며 총 39개의 체험·교육·메이킹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과학은 미래만을 설명하는 언어가 아니다. 오래된 악기의 소리와 유물, 도시의 역사도 과학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볼 수 있다. 19일부터 20일까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제24회 경북과학축전’은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문화 자원에 AI와 로봇, 물리학을 결합하며 과학을 보다 친숙한 경험으로 풀어냈다.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소장 사사키 미사오, APCTP)가 주관한 이번 축전의 주제는 ‘천년의 지혜, AI 과학으로 깨어나다’였다. 

행사는 미래·연결·역사·관광 등 4개 테마 존으로 구성됐으며 미래 13종, 연결 8종, 역사 8종, 관광 10종 등 총 39개 체험·교육·메이킹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눈길을 끈 것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과학기술의 소재로 활용한 프로그램이었다. ‘신라의 과학을 AI로 말하다’, ‘가야금 소리에 담긴 비밀’, ‘휴머노이드 로봇! 숨겨진 유물을 발굴하라’ 등은 익숙한 문화유산과 전통예술을 AI·로봇·과학 원리와 연결했다.

가야금은 전통 악기이지만, 줄의 길이와 굵기, 진동에 따라 달라지는 소리는 물리학의 탐구 대상이 될 수 있다. 유물 발굴 역시 역사학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로봇기술과 연결해 새로운 체험으로 구성할 수 있다. 

이처럼 이번 축전은 어린이들이 과학을 교과서 속 공식이나 미래기술의 이름으로만 접하지 않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와 연관 지어 이해하도록 했다.

무대 프로그램에서도 과학과 예술의 결합이 이어졌다. 개막식에서는 염동균 작가가 VR 드로잉 퍼포먼스 ‘깨어나는 천년’을 선보였고, 사이언스 매직쇼와 과학 스피드 퀴즈, 참여형 미션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둘째 날에는 ‘뇌과학과 클래식의 만남’ 음악 강연과 타이탄 로봇 공연이 관객과 만났다.

과학적 상상력을 직접 표현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가 주관한 ‘과학 상상 놀이터 그림그리기 대회’에서는 경북 지역 어린이와 초·중학생들이 ‘미래 과학도시와 함께하는 경북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총 11명이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작품은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과학웹진 ‘크로스로드’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것은 첨단기술을 얼마나 많이 보여줬는가보다 기술을 어떤 질문과 연결했는가에 있다. AI와 로봇을 단순히 ‘신기한 미래기술’로 전시하면 체험은 순간적인 흥미에 그칠 수 있다. 반대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일상 속 소재와 연결하면 과학은 자기 삶과 가까운 탐구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사사키 미사오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소장은 “가야금 소리의 원리를 살피고 로봇으로 유물 발굴을 체험하는 것은 우리 역사와 문화를 과학의 관점에서 다시 보는 일이다”라며, “아이들이 이번에 접한 AI와 로봇을 단순히 신기한 기술로만 보는 데서 나아가, 자신이 사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는 데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과학문화의 확산은 첨단기술을 더 많이 보여주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자신이 사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왜 그런가’를 질문하고, 과학으로 다시 해석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경주의 천년 유산이 AI와 로봇을 만난 이번 축전은 과거와 미래가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지역의 오래된 이야기도 새로운 과학적 상상력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제24회 경북과학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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