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직접 생물을 찾아보는 것이다. 나무의 이름을 외우는 대신 잎의 모양을 살피고, 숲길을 걸으며 작은 생물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자연은 교과서 속 지식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경험이 된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안병기)이 광릉숲에서 시작한 어린이 산림생물 탐사 프로그램 ‘키즈 탐험대’가 수원과 부산까지 무대를 넓혔다.
국립수목원은 ㈜더네이쳐홀딩스(대표 박영준)와 함께 지난 9월 19일 국립수목원과 수원 일월수목원, 부산 해운대수목원에서 ‘키즈 탐험대’를 동시에 운영했으며, 총 180가족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키즈 탐험대’는 어린이가 보호자와 함께 수목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탐사 미션을 수행하고 식물을 비롯한 다양한 산림생물을 직접 관찰하는 프로그램이다. 해설을 듣고 지나가는 방식보다 어린이가 스스로 찾고 질문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은 같은 체험을 세 곳에서 반복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각 수목원이 위치한 지역과 보유 식물, 계절적 특성에 맞춰 서로 다른 탐사 미션을 개발해 운영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광릉숲에 자리한 국립수목원에서는 광릉숲의 생물다양성과 생물권보전지역의 의미를 탐사 과정에 담았다. 어린이들이 식물과 생물을 찾아가는 활동 속에서 숲이 왜 보호되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구성한 것이다.
국립수목원은 2023년 어린이용 수목원 탐험 지도와 탐사 미션을 처음 개발한 이후 다른 수목원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운영 경험과 미션 개발 노하우를 공유해 왔다. 이번 동시 운영은 하나의 교육 프로그램을 그대로 복제하는 대신 각 지역 수목원의 특성에 맞게 다시 설계해 확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산림생물 교육에서도 이런 방식은 중요하다. 어린이에게 생물다양성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자연에 관한 관심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직접 나뭇잎을 비교하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숲을 살피고, 자신이 찾은 생물을 기록하는 경험이 쌓일 때 자연은 더 구체적인 대상으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보호자와 어린이가 함께 참여한다는 점은 자연 교육을 가족의 경험으로 확장한다. 아이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숲을 걷고 생물을 찾으며 자연에 관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교육연구과 배준규 과장은 “아이들이 직접 생물을 찾아보고 관찰하는 경험이 산림생물과 생물다양성에 관심을 갖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여러 수목원과 협력해 어린이와 가족이 산림생물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체험 기회를 넓혀가겠다”라고 말했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일은 멸종위기종의 이름을 많이 아는 데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주변의 나무 한 그루와 작은 생물 하나를 발견하고 그것이 숲에서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 궁금해하는 경험에서 출발할 수 있다.
광릉숲에서 시작한 ‘키즈 탐험대’가 지역 수목원으로 확산된다는 것은 하나의 체험 프로그램이 늘어난다는 의미를 넘어, 어린이가 지역의 숲을 직접 탐색하며 자연과 관계를 맺을 기회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