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뉴스환경2026. 9. 29. 오후 5:52:12

낙동강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이 곧 역사가 된다

자연경관과 전통조경, 선비문화까지 하나의 답사 동선으로 연결 회룡포·하회마을·만휴정·도산서원·고산정 등 국가유산 5곳 탐방

이도선 기자
낙동강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이 곧 역사가 된다
명승 「예천 회룡포」

국가유산(청장 허민)은 한 장소씩 떼어 볼 때보다 그 주변의 자연과 사람, 역사적 관계를 함께 읽을 때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10월 26일부터 31일까지 경북 예천과 안동 일원에서 「2026년 명승·전통조경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낙동강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자연유산과 전통조경의 의미를 시민들과 함께 살펴본다.

이번 답사는 예천 회룡포를 시작으로 안동 하회마을, 만휴정, 도산서원, 고산정 등 5곳을 전문가 해설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연결한다. 일정은 10월 26~27일 부산 출발, 28~29일 대전 출발, 30~31일 서울 출발 등 모두 3회차로 구성된다.

각 장소는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다. 회룡포는 낙동강 물길이 만들어낸 자연경관을 보여주고, 하회마을은 전통마을의 생활환경과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만휴정은 자연과 정자가 어우러진 전통조경의 미감을,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공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최근 명승으로 지정된 고산정에서는 청량산과 낙동강이 만나는 가송협의 경관과 조선 선비들의 교류와 풍류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이번 답사가 단순한 유적 순례에 머물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참가자들은 전문가 해설을 통해 공간을 바라보는 방식을 배우고, 하회별신굿놀이와 고산정 국악 소공연을 통해 국가유산을 시각적 경관뿐만이 아니라 소리와 공연, 생활문화까지 포함한 경험으로 접하게 된다.

특히, 만휴정은 지난해 대형 산불 피해 이후의 복구 현황과 회복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장소로 포함됐다. 국가유산을 온전한 모습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재난 이후 어떻게 보존하고 회복시켜 가는지까지 살펴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국가유산 향유의 접근성도 넓혔다. 일반 참가자와 함께 문화취약계층 20명을 초청하고, 출발지를 서울·대전·부산으로 나눠 지역별 참여 기회를 확대했다. 전체 참가인원은 3회차 합계 90명이며 일반 참가자는 회차당 약 25명 내외로 선정될 예정이다.

일반 참가 신청은 9월 28일부터 10월 13일까지 국가유산청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며 추첨 방식으로 선정한다. 1차 결과는 10월 14일 오후 4시, 최종 결과는 취소분 등을 반영해 10월 19일 오후 4시에 발표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숙박비와 식비는 개인 부담이다.

이번 답사는 국가유산을 개별 명소로 소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경관과 문화권으로 읽게 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물길과 산세, 정자와 마을, 학문과 풍류는 각각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과 사람이 오랜 시간 관계를 맺으며 만들어낸 결과가 바로 전통조경과 명승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오래된 건축물의 형태를 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왜 그 자리에 정자가 놓였고, 사람들이 어떤 풍경을 바라보며 교류했는지, 재난 뒤에는 어떻게 다시 복원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이번 답사는 국가유산을 ‘목적지’가 아니라 자연과 사람, 시간의 관계를 읽는 하나의 길로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도선
이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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