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추천뉴스과학일반2026. 6. 6. 오전 11:33:06

서울대 연구팀, ‘구동·소멸 통합 제어’ 소재 개발

자성 입자 활용해 로봇의 생애주기 원격제어 구현 자기장 모드 전환으로 작동·수명 동시에 제어하는 소프트 로봇 소재 개발

최대식 기자
서울대 연구팀, ‘구동·소멸 통합 제어’ 소재 개발
왼쪽부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한지은 박사과정생, 안현 석박통합과정생, 권민상 교수, 강승균 교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강승균 교수 연구팀(한지은 박사과정생, 안현 박사과정생, 권민상 교수, 김상국 교수, 강승균 교수)이 자기장 하나로 소프트 로봇의 움직임과 수명 종료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자성 소프트 로봇 소재를 개발했다. 임무를 수행한 뒤 회수하지 않아도 스스로 분해될 수 있는 로봇 소재가 등장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자성 나노입자가 포함된 실리콘 엘라스토머 복합체를 이용해, 자기장의 종류에 따라 로봇의 작동과 분해를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연구팀은 직류(DC) 자기장(방향과 세기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자기장)에서는 소재의 형태 변형과 구동을 유도하고, 기가헤르츠(GHz) 대역의 교류(AC) 자기장(방향과 세기가 빠르게 바뀌는 자기장)에서는 ‘강자성 공명 기반 자기열 효과(특정 주파수의 자기장을 가했을 때 자성 입자가 강하게 반응하며 열을 내는 현상)’를 통해 소재를 빠르게 가열·분해하는 데 성공했다.

핵심은 하나의 소재가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기존 자극 반응형 소재는 작동과 분해를 위해 서로 다른 자극이나 장치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자기장이라는 하나의 원격 자극 체계 안에서 소프트 로봇의 구동과 소멸을 모두 제어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연구팀이 활용한 소재는 Fe3O4, 즉 자철석 자성 나노입자가 포함된 실리콘 엘라스토머다. 이 소재는 직류 자기장을 받으면 유연하게 움직이고, 교류 자기장을 받으면 자성 입자가 특정 주파수에 반응해 열을 발생시킨다.

연구진은 기가헤르츠(GHz) 대역의 교류 자기장 조건에서 소재를 1초 이내에 200℃ 이상으로 가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실리콘 엘라스토머의 빠른 분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로봇의 ‘작동’뿐 아니라, ‘퇴장’까지 설계했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로봇 기술은 더 잘 움직이고, 더 오래 버티고, 더 정밀하게 작동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배관, 밀폐 공간, 위험 지역, 군사·보안 환경처럼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임무를 마친 장치를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가 된다. 회수되지 못한 장치는 오염, 잔여물, 장비 손상, 정보 유출 등의 문제를 남길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기술은 단순한 자가분해 소재를 넘어, 로봇의 생애주기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로봇이 투입되고, 움직이고, 임무를 수행한 뒤, 필요한 시점에 사라지는 구조가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이번 소재는 460% 이상의 높은 연신율(Elongation at Break, 재료가 끊어지기 전까지 늘어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을 유지해 기계적 유연성과 내구성도 확보했다. 이는 단순히 실험실 수준의 소재가 아니라, 실제 소프트 로봇과 유연 액추에이터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활용 가능성도 넓다. 막힌 배관으로 들어가 청소한 뒤 사라지는 로봇, 위험 지역을 탐사한 뒤 회수가 필요 없는 로봇, 임무 후 흔적을 최소화하는 보안형 전자소자, 일시적으로 작동하고 사라지는 스마트 센서 등에 응용될 수 있다.

강승균 교수는 “소프트 로봇의 구동과 소멸을 자기장으로 통합 제어하는 자성 엘라스토머를 개발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라며, “회수가 어려운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소프트 로봇 및 보안형 전자소자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번 연구 성과는 5월 11일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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