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지원의 성과는 교육을 몇 번 했고 지원금을 얼마나 지급했는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제품과 서비스가 실제 소비자를 만나고, 기업과 거래 가능성을 확인하며, 시장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이천 지역 청년 창업지원사업 ‘하이로컬이천’이 지역에서 발굴한 기업들을 서울의 대형 박람회로 연결하며 이러한 ‘시장 검증’ 단계에 들어갔다.
‘하이로컬이천’은 지난 9월 2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 Hall A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KSVF 2026)’에 참가해 혁신·환경존과 지역존에 부스를 운영했다. 현장에는 참여기업 13개사가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이틀간 약 1,000명이 부스를 찾았다.
‘하이로컬이천’은 SK하이닉스가 후원하고 경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하며, 사회연대은행이 운영하는 지역 청년 창업지원사업이다. 유디임팩트가 창업 교육과 컨설팅을 맡아 공간·교육·경영 컨설팅·금융지원을 연계하고 있다.
1차 연도에는 환경·테크·사회서비스 분야 25개 팀이 참여해 사업모델을 구체화했다. 이 가운데 23개 팀에 총 1억 2,500만 원의 사업화 지원금이 지급됐고, 임팩트 기업 8개사에는 기업별 2,000만 원의 무이자 대출이 지원됐다. 이후 참여기업 7곳이 이천에 법인 또는 지사를 설립했고 지역 청년 8명의 고용으로 이어졌다.
2차 연도는 방향이 달라졌다. 기업을 발굴하고 사업모델을 만드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제 시장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컨설팅뿐만이 아니라, 전시·판매, 시민 체험, 기업 상담, 외부 박람회 참가 등을 확대하는 이유다.
이번 페스타에서도 이러한 시장 검증이 중심에 놓였다. 혁신·환경존에는 친환경 신발과 이천쌀 과자, 커스텀 화분, 이중언어 활동북, 커피박 업사이클링 제품, 브랜드 콘텐츠 등을 다루는 기업들이 참여했다.
지역존에서는 드립백과 브레드, 친환경 설거지바, 문화유산을 활용한 제품을 현장에서 판매하고, 이천쌀 기반 주류와 과실주, 수처리 기술, 초기 치매환자 학습지 등도 소개했다.
부스 구성 역시 지원사업의 과정과 성과를 쉽게 이해하도록 설계했다. ‘하이로컬 지금, 이천에서 배송 중’이라는 물류센터 콘셉트를 활용해 모집과 선발, 교육·멘토링, 성과공유, 후속 성장지원 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줬다.
특히, 두 전시 구역을 연결한 ‘무게를 맞춰라!’ 이벤트에는 약 600명이 참여했다. 참여기업 수와 법인·지사 설립, 고용 등의 성과 숫자를 택배 상자에 담아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사업 내용을 접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얻은 소비자 반응이다. 참여기업들은 약 1만 5,000명이 방문한 행사에서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을 확인하고 가격대와 포장 등을 점검했다. 동시에 기업 간 거래인 B2B와 일반 소비자 대상 B2C 판로 확대 가능성도 탐색했다.
사회연대은행은 이번 행사가 이천 청년 기업들이 더 넓은 시장에서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경쟁력을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창업지원의 다음 단계는 ‘창업자를 만드는 것’에만 있지 않다. 만들어진 기업이 지역 밖의 시장과 연결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며 다시 지역의 고용과 경제활동으로 돌아오는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하이로컬이천’의 이번 박람회 참가가 보여주는 것도 바로 지원에서 시장으로, 아이디어에서 거래 가능성으로 넘어가는 지역 창업 생태계의 다음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