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산업정책은 종종 예산과 공모 선정 여부로만 평가되기 쉽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돈이 얼마 투입되느냐보다, 그 사업이 지역 안에서 어떤 협력 구조를 만들고 어떤 기술 역량을 남기느냐다.
이런 점에서 국도특장(대표 김재영)이 산업통상자원부의 ‘메가시티 초광역 협력 기반 AI 스마트 준설 특수목적용 모빌리티 기술개발 사업’ 1세부 앵커기업으로 선정된 이번 사례는 단순한 기업 선정 소식 이상으로 읽힌다.
전북특별자치도와 김제시, 자동차융합기술원이 함께 만든 초광역 협력형 연구개발 구조 속에서, 지역 기업이 핵심과제를 주도하는 위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다. 국도특장은 5월 18일 이 사업의 1세부 앵커기업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자동차융합기술원이 총괄 주관하며, 전북특별자치도 김제·광주·경북이 참여하는 초광역 협력 기반 R&D 사업으로 추진된다. 총사업비는 2027년까지 약 88억 원 규모다.
국도특장은 이 가운데 1세부 핵심과제를 주도하는 앵커기업 역할을 맡아 특장차 기반 통합 플랫폼 개발을 수행하게 된다. 사업 목표는 AI·로봇·특장차 기술을 융합해 하수관거 내부를 자율주행하며 준설·점검·청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 특수목적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사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기술 주제 자체의 첨단성만이 아니다. 하수관거와 같은 도시 기반시설 유지관리 영역은 시민의 일상과 가장 밀접하지만, 동시에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이 많은 분야다. 이런 영역에 AI와 로봇, 특장차 기술을 접목한다는 것은 단순한 신기술 개발을 넘어, 작업 안전성과 효율성, 유지관리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번 R&D는 미래형 모빌리티를 화려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공공 인프라를 관리하는 실용적 산업 장비로 확장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선정은 지역 협력 구조가 어떻게 실제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국도특장은 약 30년간 특수목적 차량 제작·개조·수리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해 온 기업이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최근 AI 기반 스마트 준설 모빌리티, PBV(Platform Beyond Vehicle, 목적형 이동수단 플랫폼) 기반 경량화 플랫폼 등 미래형 산업 모빌리티 분야로 연구개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번 선정은 기존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중심 기업으로 성격을 확장해 가는 흐름에서 나온 결과이기도 하다. 제조 경험이 있는 기업이 단순 생산을 넘어 플랫폼 개발과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로 이동한다는 점에서, 이번 과제는 개별 사업을 넘어 기업 체질 전환의 계기로도 읽힌다.
김재영 국도특장 대표는 “이번 선정은 국도특장이 제조 중심 기업에서 연구개발 중심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자동차융합기술원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인 만큼 향후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형 특수목적 모빌리티 기술개발에 지속적으로 이바지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또 하나의 방향도 시사한다. 메가시티 초광역 협력이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앞으로의 산업 경쟁력은 행정구역 단위의 개별 대응보다 권역 간 연계와 역할 분담을 통해 더 큰 기술 생태계를 만드는 데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전북, 광주, 경북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는 지역 간 경쟁보다 초광역 협업을 통해 기술개발과 실증, 산업화 가능성을 넓히려는 흐름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이는 지역 균형발전이 단지 자원을 나누는 문제가 아니라, 공동의 기술 목표를 중심으로 지역들이 서로 다른 강점을 연결하는 문제라는 것을 보여 준다.
지역 산업의 미래는 더 이상 외부 대기업의 투자 유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역 안에 축적된 제조 역량이 연구개발 역량으로 전환되고, 행정과 연구기관, 실증 기반이 함께 맞물릴 때 비로소 지역은 산업의 배경이 아니라 산업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선정의 의미는 88억 원 규모의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전북특별자치도와 김제, 자동차융합기술원, 그리고 국도특장이 함께 만든 협력 구조가, 미래형 특수목적 모빌리티라는 새로운 산업 영역을 지역에서 실제로 키워 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