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가치는 눈앞에 있는 나무의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숲에서 쉬어본 경험이 있는지, 산림휴양이 어떤 혜택을 제공하는지 알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사람들이 평가하는 가치가 달라졌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이 전국 성인 1,050명을 분석한 결과, 산림휴양 경험자와 그 기능·혜택을 알고 있는 국민일수록 산림휴양 유지·개선에 더 높은 금액을 지급할 의향을 보였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휴양 기능의 경제적 가치와 영향 요인’을 분석한 결과, 산림휴양 이용 경험과 기능·혜택에 대한 인지 여부에 따라 ‘1회 이용당 지불의사액(WTP, Willingness to Pay)’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특정 휴양림이나 수목원, 숲길 방문객만을 조사했던 기존 연구와 달리 전국 성인을 대상으로 산림휴양 기능의 경제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살펴봤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산림휴양 기능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 국민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부여하는지를 ‘1회 이용당 지불의사액’으로 평가했다.
분석 결과 산림휴양 이용 경험자의 평균 지불의사액은 2만 5,402원이었다. 이용 경험이 없는 국민의 1만 5,043원보다 약 69% 높았다. 직접 산림휴양을 경험한 집단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 셈이다.
더 큰 차이는 ‘인지 여부’에서 나타났다. 산림휴양의 기능과 혜택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국민의 평균 지불의사액은 1만 9,697원으로, 이를 인지하지 못한 국민의 9,118원보다 약 2.2배 높았다.
소득과 이용 경험, 만족도 등 여러 변수를 함께 고려한 분석에서도 산림휴양 기능에 대한 인지 여부는 지불의사액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
여기서 지불의사액은 실제 입장료나 이용가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산림휴양 기능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 개인이 어느 정도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는지를 보여주는 평가 지표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산림휴양의 가치가 실제 이용 여부뿐 아니라, 그 기능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책적으로는 ‘좋은 숲을 만드는 것’과 함께 그 가치를 경험하고 이해할 기회를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산림휴양시설을 조성하더라도 국민이 이용하지 않거나 숲이 제공하는 휴식·회복 등 다양한 혜택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 공익적 가치가 사회적으로 체감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연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휴먼서비스연구과 연구사는 “산림휴양은 실제 이용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는 산림의 중요한 공익기능이다”라며, “더 많은 국민이 산림휴양의 가치와 혜택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직접 누릴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
공공재의 가치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 국민이 직접 경험하고 그 기능을 이해할 때 비로소 사회적 가치가 구체적인 인식으로 바뀔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산림휴양 정책의 과제가 시설 확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험할 기회’와 ‘알 권리’를 함께 넓히는 데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숲의 가치를 키우는 일은 숲 자체를 지키는 것과 함께 더 많은 사람이 그 의미를 발견하도록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