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장관 황종우)는 목포~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2월 신안군 족도에 설치했던 임시 등대를 공식 등대로 전환해 설치한다고 밝혔다. 공식 등대 설치 공사는 6월 30일 착공해 10월 말 준공될 예정이며,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는 현재의 임시 등대가 계속 운영된다.
족도 인근 해상은 지난해 11월 제주에서 목포로 향하던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했던 해역이다. 당시 신속한 구조가 이루어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여객선 사고는 언제든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해양수산부가 올해 2월 해당 해역에 임시 등대를 우선 설치해 운영해 온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이번 공식 등대 전환은 그 임시 대응을 상시적 안전 인프라로 끌어올리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바다는 한순간의 실수도 크게 증폭시키는 공간이다. 육지에서라면 작은 판단 착오로 끝날 일이 해상에서는 곧 대형 사고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많은 승객을 태운 여객선 항로라면, 안전은 언제나 사후 수습이 아니라, 사전 예방의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해양수산부가 신안군 족도에 설치했던 임시 등대를 공식 등대로 전환해 설치하기로 한 결정은 바로 이런 원칙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한 번의 사고가 다행히 인명 피해 없이 끝났다고 해서 그 해역의 위험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항로의 안전은 정밀한 시스템 위에 세워져야 하고,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막아야 한다.
해상 안전에서 항로표지는 단순한 부속 시설이 아니다. 그것은 선박이 위험을 인지하고, 위치를 판단하고, 안전하게 항로를 유지하도록 돕는 가장 기초적인 공공 안전 장치다. 특히, 야간이나 기상 악화 상황, 시계(視界)가 충분하지 않은 조건에서는 등대 하나의 식별성이 곧 항해 안전성과 직결되기도 한다. 따라서, 족도등대를 공식 등대로 확대 설치한다는 것은 사고 지점을 기억의 대상으로만 남겨 두지 않고, 구조적 예방 장치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이번에 설치될 공식 등대는 규모 면에서도 크게 강화된다. 높이는 기존 4미터에서 16미터로 약 4배 높아지고, 직경은 0.4미터에서 2.5미터로 약 6배 넓어진다. 이는 단순히 더 크게 만든다는 의미를 넘어, 선박이 등대를 훨씬 더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바다에서는 멀리서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인성(視認性)이 중요하며, 시설의 크기와 구조는 곧 안전성과 연결된다.
안전시설은 사고가 일어난 뒤에야 비로소 존재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위급한 순간에는 그 역할이 절대적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이런 인프라를 비용이나 행정 절차의 문제로만 좁게 본다.
그러나 항로표지 같은 시설은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의 문제다. 잘 보이는 등대 하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표지 하나가 사고 가능성을 줄이고, 수많은 승객과 선원의 안전을 지탱한다. 족도등대의 공식화는 해상 안전에서 이런 ‘작지만 필수적인 장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일깨운다.
목포~제주 항로는 단순한 지역 노선이 아니다. 제주를 오가는 주요 해상교통 축이자, 많은 승객과 물류가 오가는 생활·관광·경제의 통로다. 이 항로의 안전성은 곧 섬과 육지를 잇는 공공 교통의 신뢰와도 연결된다. 여객선은 항공편과 다른 방식으로 많은 사람의 이동을 책임지는 만큼, 항로 안전 인프라의 정비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 조건이어야 한다.
특히, 한 번 사고가 있었던 지점이라면 그 경험은 더 강한 예방 체계로 이어져야 한다. 이번 공식 등대 설치는 이런 상식적인 원칙을 정책으로 구체화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해양수산부 이수호 해사안전국장은 “족도등대가 공식 등대로 새롭게 설치되면 목포~제주를 운항하는 여객선 등 선박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앞으로도 선박의 안전 운항을 위해 항로표지 시설을 지속해 확충하고 철저히 정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모든 안전 문제는 사고 이후의 수습 역량도 중요하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인프라와 체계를 촘촘히 세우는 일이다. 족도등대 사례처럼 위험이 확인된 구간에 대해 임시 조치를 공식 시설로 전환하고, 항로표지를 지속해 확충·정비하는 방식은 예방 행정의 구체적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족도 공식 등대 설치는 단순한 토목 공사가 아니다. 그것은 한 차례의 좌초 사고를 ‘지나간 일’로 흘려보내지 않고,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항로의 조건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다.
안전은 추상적인 구호로 지켜지지 않는다. 더 잘 보이는 등대, 더 튼튼한 시설, 더 촘촘한 관리 같은 구체적인 인프라가 쌓일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사고 해역 위에 세워지는 더 크고 더 분명한 빛은 결국 바다를 지나는 모든 생명을 위한 공공의 약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