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스타트업의 성장은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보유한 지식재산(IP)과 기술이 다른 기업의 서비스와 고객, 유통망을 만나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엠와이소셜컴퍼니(MYSC)가 주관하는 ‘2026 EMA Content GROW+’는 지난 9월 15일 서울 성수동 KT&G 상상플래닛에서 오픈이노베이션 밋업을 열고 콘텐츠 스타트업과 다양한 산업의 협업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번 행사에는 프로그램 참여 스타트업 8개사와 더핑크퐁컴퍼니, CJ주식회사, LG헬로비전, 롯데월드, 스튜디오버튼,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나인뮤직, 사단법인 인디스쿨 등 8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IP 사업화와 방송·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서로 다른 산업의 담당자들이 스타트업의 콘텐츠와 기술을 살펴보며 자사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논의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고객과 파트너를 찾고, 참여기업·기관에는 기존 사업에 새로운 콘텐츠와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행사는 단순한 만남에 앞서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시작됐다. 오전에는 더호특허법인 박연주 변리사가 ‘스타트업 IP, 공유와 보호의 사이’를 주제로 강연했다.
참여기업들은 실제 IP 분쟁 사례를 바탕으로 사업 제안 과정에서 어느 수준까지 정보를 공개할 것인지, 어떤 내용을 보호해야 하는지, 권리 확보와 비밀유지 과정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점검했다.
콘텐츠 산업에서 협업은 역설적으로 ‘열어야 하지만 지켜야 하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아이디어와 기술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면 사업 기회를 만들기 어렵지만, 핵심 IP를 무분별하게 공개하면 기업의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전교육은 오픈이노베이션을 단순한 개방이 아니라, 권리를 지키면서 협력하는 과정으로 바라보도록 했다.
이어진 워크숍에서는 스타트업이 상대 기업의 관점에서 자사의 콘텐츠와 기술을 다시 점검했다. “우리가 무엇을 잘하는가”를 설명하는 데서 나아가 “상대 기업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사업 제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오후 밋업에서는 이러한 준비를 바탕으로 실제 사업 연계 가능성을 논의했다. 콘텐츠를 새로운 고객층에게 선보이는 방법, 기존 서비스에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 공동제작과 신규 기능 테스트 가능성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행사 이후에도 논의는 이어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사업 소개자료를 공유하고 추가 미팅을 조율했으며, 신규 기능을 우선 테스트하고 지속해 피드백을 주고받거나 콘텐츠 IP를 활용한 공동제작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방송·콘텐츠 분야에서도 기술 활용과 사업 연계에 대한 후속 논의가 진행됐다.
이 지점은 오픈이노베이션 행사의 성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명함을 교환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만으로는 협업이 완성되지 않는다. 실제 테스트와 공동제작, 사업 검토 등 다음 단계로 이어져야 만남이 비즈니스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MYSC는 이번 밋업에서 확인한 사업 수요와 피드백을 참여기업의 사업 제안과 투자유치 자료 보완에 활용하고 기업별 후속 연계를 지원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13일에는 데모데이와 투자상담회를 열어 참여기업의 사업 성과와 성장 계획을 공유하고 투자 기회도 모색한다.
콘텐츠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보여 줄 무대만이 아니다. 누가 그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지를 확인하고, 상대의 사업 언어로 다시 제안하며, 협업을 실제 테스트와 계약 가능성으로 이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밋업의 의미 역시 ‘누구를 만났는가’보다 그 만남 이후 무엇을 함께 시험하고 만들어갈 것인가에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의 성패는 만남의 숫자가 아니라, 후속 사업의 깊이에서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