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청소년삶디자인센터(삶디)는 8월 14일 삶디 1층 다이닝룸에서 청소년 9명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팝업 레스토랑 ‘솔개 그늘’을 열었다. 청소년들은 40명의 손님을 초대해 가스파초와 토마토 바질 파스타, 돼지 안심 스테이크 등 여름 요리 3종과 디저트 1종을 선보였다.
청소년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배웠는가만이 아니다. 배운 것을 스스로 다시 꺼내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해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보는 경험이 뒤따를 때 교육은 하나의 역량으로 남는다.
이번 ‘솔개 그늘’ 프로젝트가 눈길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삶디의 ‘N개의 방과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청소년들이 교육과정이 끝난 뒤 스스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자신들이 배운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경험을 실제 레스토랑 운영으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N개의 방과후 프로젝트’는 교육청광주교육연수원과의 협력으로 10년째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이 자신의 관심 분야를 탐색하고 전문가와 함께 창작 활동을 하며 경험과 기술을 쌓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팝업 레스토랑은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제안에서 시작됐다. 지난 7월 초 기존 참여 청소년들이 자연과학고등학교 학생 4명을 초대해 9명으로 프로젝트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메뉴 선정과 조리 과정부터 식당의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손님을 어떤 방식으로 맞이할 것인지까지 직접 논의하고 준비했다. 청소년삶디자인센터는 공간과 재료, 멘토링을 제공해 청소년들의 구상이 실제 프로젝트로 이어지도록 지원했다.
레스토랑 이름인 ‘솔개 그늘’에도 청소년들의 생각이 담겼다. 무더운 여름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작은 그늘처럼, 자신들이 준비한 한 끼가 손님들에게 편안한 휴식이 되기를 바랐다는 설명이다.
메뉴 역시 이런 기획에 맞춰 구성했다. 가스파초와 토마토 바질 파스타, 돼지 안심 스테이크 등 여름 요리 3종에 ‘겨울 브라우니’를 디저트로 더해 모두 4가지 코스를 마련했고, 두 차례에 걸쳐 손님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요리 기술만 배운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하고 역할을 나누며, 정해진 시간 안에 하나의 결과물을 완성해야 했다.
프로젝트를 마친 박은찬(자연과학고등학교·18) 군은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나누고 서로 다른 시각을 합치면 예상하지 못한 창의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협업 과정의 중요성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청소년삶디자인센터 음식공방 유이랑 담당자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N개에서 계절 음식과 식재료를 탐색하며 음식의 전 과정을 배웠던 청소년들이 그 경험을 새로운 프로젝트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청소년들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또래와 협업해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며 자신이 배운 것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경험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솔개 그늘’이 보여준 것은 작은 팝업 레스토랑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었지만, 그 안에는 교육의 또 다른 가능성이 담겨 있다. 누군가가 정해준 과제를 수행하는 데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제안하고, 필요한 사람을 모으고, 실제 손님을 만나는 데까지 나아갔기 때문이다.
청소년에게 필요한 배움은 지식을 얻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배운 것을 자기 아이디어로 다시 설계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해 현실에서 실행해보는 경험까지 이어질 때 교육은 ‘수업’에서 ‘삶의 기술’로 확장될 수 있다.
‘N개의 방과후 프로젝트’는 하반기 참여자를 8월 20일까지 모집한다. 자세한 내용은 청소년삶디자인센터와 카카오톡 채널 ‘N개의 방과후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