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그곳의 사람과 공간, 변화를 직접 기록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배운 인문사회 지식을 지역의 독립영화·영상문화 현장과 연결하고, 학생들이 지역의 이야기를 직접 조사하고 영상으로 만드는 협력모델이 대구·경북에서 추진된다.
경북대학교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HUSS)은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와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미정 경북대학교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장과 황영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대표 등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대학의 교육 역량과 지역 독립영화계가 보유한 현장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데 있다. 학생들에게는 영상 제작과 문화기획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문화예술계에는 새로운 인재와 콘텐츠가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양 기관은 앞으로 독립영화·영상문화와 지역문화콘텐츠를 주제로 특강과 멘토링,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지역 독립영화 상영회와 영화제, 포럼, 세미나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협력은 교육 프로그램에 머물지 않는다. 지역사회 현안과 지역 문화자원을 학생들이 직접 조사하고 기록해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등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가 구축한 지역 영화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문가와 강사, 자문 인력도 교류한다.
경북대학교 HUSS사업단은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지역 문화현장에서 영상 제작과 기획 과정을 경험하는 융합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는 독립영화 제작·상영 현장의 인적 네트워크를 교육과 연결해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협력이 주목되는 이유는 ‘지역’ 자체가 하나의 교육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지역의 오래된 공간과 사라지는 풍경, 주민의 기억, 청년의 고민, 지역사회가 직면한 변화는 모두 인문사회 연구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소재가 될 수 있다.
학생으로서도 이러한 현장 경험은 단순한 영상 제작 기술을 배우는 것과 차이가 있다. 어떤 이야기를 발견할 것인지, 누구의 목소리를 담을 것인지, 지역의 문제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인문사회적 사고와 콘텐츠 제작 역량을 함께 키우는 교육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독립영화계에도 대학과의 협력은 의미가 있다. 지역에서 창작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뿐 아니라, 기획·연구·기록·상영·비평에 참여할 새로운 인력이 꾸준히 유입될 필요가 있다. 대학생이 지역 문화현장을 경험하고 그 가운데 일부가 다시 지역의 창작자로 성장한다면 교육과 문화생태계가 연결되는 선순환도 가능하다.
김미정 경북대학교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장은 “이번 협약은 학생들이 지역 문화예술 현장을 경험하고 창의적 융합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지역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는 인재 양성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황영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대표는 “경북대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독립영화와 문화예술의 저변을 넓히고, 젊은 인재들이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함께 만들어 가겠다”라고 밝혔다.
대학과 지역의 협력은 협약서에 서명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학생들이 실제 현장에 들어가 지역의 사람을 만나고, 질문하고, 기록하고, 그 결과물이 다시 지역사회에 돌아올 때 협력은 살아 있는 교육이 된다.
이번 협약의 성과 역시 몇 차례의 특강보다 지역의 이야기를 얼마나 지속해 발굴하고, 그 과정에서 지역에서 활동할 새로운 문화인재를 얼마나 길러내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