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뉴스교육일반2026. 7. 31. 오후 3:44:28

교육시설안전원, 미래형 학교설립 해법 찾아 세종 현장으로 ‘인사이트 투어’

초·중 통합학교부터 캠퍼스형 고교까지 현장 탐방 교육부·시도교육청 담당자 40여 명 참여, 학생 배치·학교설립 실무 역량 강화

이도선 기자
교육시설안전원, 미래형 학교설립 해법 찾아 세종 현장으로 ‘인사이트 투어’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은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과 함께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 실무자 약 40명을 대상으로 ‘2026년도 학생배치·학교설립 업무 담당자 인사이트 투어’를 진행했다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이사장 허성우)은 30일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과 함께 ‘2026년도 학생 배치·학교설립 업무 담당자 인사이트 투어’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의 학생 배치·학교설립 관련 업무 담당자 4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세종 지역의 우수 교육시설을 직접 방문해 공간 구성과 운영방식을 살펴보고, 각 지역의 학교설립 정책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학교를 새로 짓는 일은 더 이상 교실 수와 학생 수를 맞추는 행정업무에 머물지 않는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별 학생 수 불균형, 고교학점제 확대, 탄소중립과 지역사회 개방 요구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종합적인 교육정책이 됐다.

과거의 학교가 동일한 크기의 교실을 반복해 배치하는 표준화된 공간이었다면, 미래의 학교는 교육 과정과 학생 이동, 지역의 수요에 따라 공간이 달라지는 유연한 학습 기반이어야 한다. 학교를 어디에 얼마나 크게 설립할 것인지에 관한 것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지역사회와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도 중요해진 것이다.

한국교육시설안전원과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이 마련한 ‘학생 배치·학교설립 업무 담당자 인사이트 투어’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해답을 현장에서 찾으려는 자리였다. 통합운영학교와 캠퍼스형 고교, 평생교육시설을 차례로 살펴보며 미래형 교육 공간이 실제로 어떻게 조성되고 운영되는지를 공유했다.

이번 투어는 학령인구 감소 등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해 실무 담당자의 현장 이해도와 정책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학교를 설립하면 소규모 학교 증가와 시설 유휴화, 교육 과정 운영의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신도시와 개발지역에서는 짧은 기간 학생 수가 급증해 과밀학급과 통학 불편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학생 배치는 단순한 인원 추계가 아니라, 지역 개발계획과 주거 이동, 학교급 간 연계, 장기적인 인구 변화를 함께 분석하는 작업이 돼야 한다. 학교시설 역시 현재 학생 수만을 기준으로 고정적으로 설계하기보다 미래의 증감에 맞춰 공간을 전환하고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세종의 교육시설 사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운영모델을 보여 주는 현장으로 주목받았다.

첫 방문지는 세종 최초의 통합운영학교인 산울초중학교였다. 참가자들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하나의 학교 체계 안에서 운영하는 방식과 학교급 간 연계 교육, 공용공간 활용 사례를 살폈다. 통합운영학교는 학생 수가 감소하는 지역에서 교육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시설과 일부 프로그램을 공유하면 중복 투자를 줄이고, 학생에게는 학교급 전환 과정의 단절을 줄일 수 있다.

다만, 건물만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통합운영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발달단계와 생활방식이 다른 만큼 동선과 안전, 수업 시간, 급식과 휴식 공간을 세심하게 구분해야 한다. 동시에 도서관과 체육관, 특별교실 등은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산울초중학교에서는 이처럼 분리와 공유의 균형을 반영한 유연한 공간 활용 방식이 소개됐다.

산울초중학교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인 BF 인증과 녹색건축물 인증,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이는 미래학교가 교육 과정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접근성, 환경적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은 장애 학생과 교직원뿐 아니라, 어린 학생과 고령자, 일시적으로 이동이 불편한 사람도 안전하게 시설을 이용하도록 하는 기준이다. 학교가 모든 구성원에게 열린 공간이 되려면 선택이 아니라, 기본 조건으로 접근해야 한다.

제로에너지와 녹색건축 역시 단순히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학교 자체가 학생들이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을 생활 속에서 배우는 교육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과 고효율 설비, 자연채광과 단열 구조가 실제 학교생활과 연결될 때 친환경 교육은 교과서의 지식에서 일상의 경험으로 확장된다.

두 번째 방문지는 고교학점제를 기반으로 설계된 미래형 일반고 모델인 세종캠퍼스고등학교였다. 참가자들은 과목별 특화 실험실과 온라인 스튜디오 등 학생 선택형 교육 과정에 맞춘 학습공간을 둘러봤다. 지역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해 학점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도 공유됐다.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교실을 이동한다. 기존처럼 한 학급이 한 교실에 머물고 교사가 찾아오는 방식과는 다른 공간 구성이 필요하다.

과목별 전문 교실과 실험실, 소규모 토론 공간, 온라인 수업 시설과 학생 휴게공간이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 학생의 이동이 늘어나는 만큼 복도와 계단, 사물함과 안내 체계도 교육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이기에 이 또한 고려해야 한다.

세종캠퍼스고등학교의 사례는 교육제도가 바뀌면 학교 건축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공간이 교육 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면 선택과목은 확대돼도 학생이 실제로 경험하는 수업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캠퍼스고등학교에서는 지역 인프라를 활용한 학점제 운영 사례가 특히 실무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모든 학교가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과 시설, 전문교사를 자체적으로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대학과 공공기관, 연구소, 지역기업, 문화시설과 연계하면 학교 내부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교육 과정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학교가 교육을 독점하는 공간에서 지역 전체를 학습자원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한다는 의미다.

다만, 외부 기관 연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이동과 안전, 수업 시간 인정, 강사의 전문성, 학생 평가방식 등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특정 학교나 지역에만 기회가 집중되지 않도록 접근성 격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미래형 학교설립은 학교 건물을 크게 짓는 방식보다, 필요한 교육자원을 지역 안에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마지막 방문지는 올해 1월 개원한 세종교육청 평생교육원이었다. 참가자들은 학교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과 지역주민 대상 평생교육 운영 현황을 살펴보며 교육시설이 지역사회의 공동 자산으로 활용되는 방식을 확인했다.

 

한국교육시설안전원 ‘2026년도 학생 배치·학교설립 업무 담당자 인사이트 투어’에 참석한 실무자들이 산울초중학교 공간을 견학하며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에는 교육시설의 이용 대상을 학생에게만 한정하기 어렵다. 학교와 교육기관의 도서관, 체육시설, 강의실과 문화공간을 지역주민과 공유하면 시설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의 교육·문화 격차도 줄일 수 있다.

평생교육원은 아동과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과 고령자까지 생애주기별 배움이 이어지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미래 교육시설의 방향을 보여 준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결은 시설 개방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인력, 출입과 안전관리, 유지비용과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지역주민이 단순 이용자가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도 필요하다.

이번 투어에서 확인된 세 시설은 서로 다른 기능을 하고 있지만 공통된 방향을 보여 준다. 학교시설은 완공되는 순간 끝나는 건축물이 아니라, 교육과 지역의 변화에 따라 계속 활용되고 전환되는 플랫폼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 단계부터 교육 과정과 학생의 생활, 교직원의 업무, 지역사회의 이용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건축적 완성도가 높더라도 실제 수업과 생활에 불편하다면 미래학교라고 할 수 없다. 반대로 화려한 시설이 아니더라도 공간이 유연하게 전환되고, 여러 학교급과 지역사회가 효율적으로 공유한다면 지속 가능한 교육시설이 될 수 있다.

학생 배치와 학교설립 담당자에게 현장 방문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면과 보고서만으로는 학생의 이동과 공간의 분위기, 운영상의 장점과 한계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정영권 재무행정과장은 “이번 투어가 실무 담당자들이 우수 교육시설을 직접 경험하고 미래형 공간 조성 방향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며, “한국교육시설안전원과 협력해 선도적인 교육시설 사례를 지속해 공유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장 탐방의 목적은 특정 시설을 그대로 복제하는 데 있지 않다. 지역마다 학생 수와 생활권, 재정 여건, 교육수요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세종의 사례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실제 운영 과정에서 무엇이 효과적이었는지를 분석해 각 지역의 조건에 맞게 적용하는 일이다.

초·중 통합학교가 적합한 지역도 있지만, 학교급별 독립 운영이 필요한 곳도 있다. 캠퍼스형 고교 역시 교통과 지역 인프라가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효과를 낼 수 있다. 우수사례를 정책으로 전환하려면 성공의 외형보다 운영 조건을 살펴야 한다.

허성우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이사장은 “현장에서 확인한 우수 공간 조성 사례와 실무 지식이 각 지역의 학생 배치와 학교설립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업무 담당자 간 정보 공유와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교육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학생 배치와 학교설립 업무는 장기간의 전망과 판단을 요구한다. 학교 하나를 설립하면 수십 년 동안 지역의 교육환경과 생활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학생 수만 보고 시설을 계획하면 몇 년 뒤 과밀이나 유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교육제도와 지역개발, 인구 이동까지 함께 고려한 중장기적 판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도교육청이 각자 경험을 축적하는 데서 벗어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함께 공유해야 한다. 지역 간 정보 교류는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게 하고, 새로운 학교 모델을 더욱 빠르게 확산하는 기반이 된다.

미래형 학교는 첨단 장비가 많은 학교만을 뜻하지 않는다. 학생 수와 교육 과정, 지역의 변화에 따라 다른 용도로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교실의 벽을 이동하거나 여러 규모로 나눌 수도 있고, 학교급이 달라도 일부 공간을 공유하며,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주민교육과 문화 활동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도 기본 조건이다.

산울초중학교와 세종캠퍼스고등학교,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평생교육원은 각각 통합교육과 학생 선택형 교육 과정, 지역 연계라는 미래학교의 핵심 방향을 보여 줬다. 이번 인사이트 투어는 세종의 시설을 소개하는 견학 행사가 아니라, 학교설립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는지를 현장에서 토론한 자리였다.

학령인구가 줄어든다고 해서 학교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학생 한 명 한 명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지역의 교육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더 정교한 공간과 운영전략이 필요하다.

미래학교의 해법은 새로운 건물을 계속 늘리는 데만 있지 않다. 학교급과 지역을 연결하고, 교육 과정에 따라 공간을 바꾸며, 학생이 떠난 시간에도 지역사회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 세종에서 확인한 사례들이 각 지역의 현실에 맞게 재해석될 때 학교시설은 교육의 변화를 뒤따르는 공간이 아니라, 변화를 먼저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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