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뉴스환경2026. 6. 22. 오후 6:55:26

국립공원공단, 계곡·바다·섬·지역문화를 잇는 ‘테마형 생태관광’ 운영

국립공원과 지역 관광자원을 연계한 생태관광 주왕산 ‘절골계곡 첨벙 걷기’·한려해상 ‘계절따라 한려기행’ 주목

안순모 기자
국립공원공단, 계곡·바다·섬·지역문화를 잇는 ‘테마형 생태관광’ 운영
연대도 몽돌해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사장 주대영)은 여름철을 맞아 계곡과 바다 등 국립공원의 특색 있는 자연자원과 지역 고유의 관광·문화자원을 연계한 ‘국립공원 테마형 생태관광’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관광은 기존 탐방과 체험 활동을 △생태여행(주왕산, 다도해) △역사문화여행(속리산, 경주) △풍경여행(한려해상, 설악산), △가족여행(월악산, 월출산) 등 4개의 주제별로 새롭게 단장해 더 다채로운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이번 관광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단순한 자연 체험 프로그램이 아니라, 국립공원과 지역을 함께 읽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데 있다. 주왕산과 다도해는 생태여행, 속리산과 경주는 역사문화여행, 한려해상과 설악산은 풍경여행, 월악산과 월출산은 가족여행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이는 국립공원이 더 이상 ‘보호구역’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 지역과 문화가 만나는 공공 여행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중요한 것은 어디를 가느냐만이 아니라, 그 장소를 어떤 이야기와 주제로 만나느냐이다.

여행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 한때는 더 멀리, 더 많이 보는 것이 여행의 가치처럼 여겨졌다면, 이제는 얼마나 깊이 머물고 얼마나 진짜로 느끼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기록적인 폭염과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에는 시원한 자연 속에서 쉬면서도 그 지역의 문화와 이야기를 함께 만나는 여행이 더 큰 의미가 있다. 

국립공원공단이 올여름 선보이는 ‘국립공원 테마형 생태관광’은 바로 이런 변화된 여행 감각에 대한 응답으로 읽힌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자연을 그저 보는 대상, 지역을 스쳐 지나가는 배경에 머물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국립공원의 풍경과 지역의 삶을 하나의 경험으로 엮어 내겠다는 시도다.

올여름 특히 주목할 프로그램으로는 주왕산국립공원의 ‘절골계곡 첨벙 걷기(트레킹)’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계절따라 한려기행’이 꼽힌다.

하나는 계곡길을 직접 걸으며 시원한 여름의 생태를 몸으로 느끼는 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섬과 바다, 지역 음식과 문화를 함께 체험하는 해양 풍경 중심 여행이다. 서로 다른 두 프로그램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자연을 스쳐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기억하게 만드는 체험이라는 점이다.

먼저 주왕산국립공원의 ‘절골계곡 첨벙 걷기’는 7월부터 8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국립공원공단 체험 과정 가운데 처음으로 계곡길을 따라 직접 걸으며 수서생태계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거대한 협곡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절경 속에서 참가자들은 단순히 시원함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계곡이 품고 있는 생태를 몸 가까이서 관찰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계곡은 여름철 피서지로 익숙하지만, 그 안의 생태계가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를 천천히 들여다보는 경험은 흔치 않다.

첨벙 걷기라는 이름은 가볍고 친근하지만, 그 안에는 자연을 오감으로 만나는 방식이 담겨 있다. 물속을 걷고, 돌의 결을 느끼고, 수서생물을 관찰하며, 협곡이 만들어 내는 공간의 위압감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경험하는 일은 일반적인 등산이나 관광과는 분명히 다르다. 국립공원이 단지 풍경을 감상하는 공간이 아니라, 생태 감수성을 배우는 현장이라는 점을 이 프로그램은 잘 보여 준다.

주왕산 절골계곡 첨벙 트레킹

 

주왕산 프로그램은 9월 이후 단풍길 걷기와 사과 따기 같은 지역 특화 체험으로도 연계된다. 이는 계절의 흐름에 따라 국립공원 탐방을 지역 농업과 체험 자원까지 확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즉, 여름의 계곡이 가을의 단풍과 농촌 체험으로 이어지며, 국립공원 여행은 한 계절의 순간 체험이 아니라, 지역의 시간과 함께 가는 여행으로 바뀐다. 이런 연결은 여행의 체류성과 지역경제 효과를 함께 높일 수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계절 따라 한려기행’ 역시 눈길을 끈다. 이 프로그램은 통영의 비진도, 만지도, 연대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아름다운 섬과 바다를 배경으로 계절별 대표적 섬을 탐방하고, 지역의 제철 음식과 문화를 함께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물회와 장어탕 같은 지역 음식이 여행의 일부로 포함된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해상 탐방을 넘어 풍경과 식문화가 결합된 입체적 지역여행이라고 할 만하다.

한려해상의 매력은 바다만이 아니다. 섬마다 다른 풍경과 생활 리듬,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색감, 그리고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여행은 더 깊어진다. ‘계절 따라 한려기행’은 바로 이 점을 살린다. 섬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섬을 둘러싼 사람들의 생활문화와 제철 식재료의 시간까지 함께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관광보다 생활에 가까운 여행의 결을 지닌다.

이번 생태관광 프로그램에는 국립공원공단이 지정한 지역주민 탐방안내자가 동행한다. 이 역시 중요한 요소다. 좋은 여행은 설명이 많다고 완성되지 않지만, 그 장소를 오래 살아 온 사람의 이야기가 더해질 때 훨씬 깊어진다.

지역주민 안내자의 존재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지역의 숨은 가치와 서사를 여행 안으로 들여오는 역할을 한다. 관광객은 풍경을 보고 지나가지만, 지역주민은 그 풍경 속의 시간과 기억을 안다. 이번 생태관광이 단순 관광이 아니라, 지역의 숨은 가치와 이야기를 함께 만나는 여행으로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립공원 생태관광은 7월 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운영되며, 참가자 모집은 6월 22일부터 시작된다. 신청은 국립공원 예약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운영 기간이 여름철에만 국한되지 않고 늦가을까지 이어진다는 점은, 이번 프로그램이 계절별 특성과 지역 자원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려는 기획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국립공원의 주제별 생태관광은 아름다운 자연과 지역의 고유한 관광·문화자원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이라며, “국민이 국립공원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의 생태관광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자연 속에서 몸을 식히고, 지역의 음식과 문화로 마음을 채우며, 그 장소의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하는 여행이라면 그것은 단순한 피서가 아니라 회복의 시간이 된다.

주왕산 절골계곡과 한려해상 섬들이 이번 여름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시원함은 물과 바람에서 오지만, 좋은 여행의 여운은 결국 사람이 장소를 어떻게 만났는가에서 이루어진다.

안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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