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게 도전은 반드시 경쟁에서 누군가를 이기는 경험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한 걸음을 더 내딛고, 옆 사람과 서로 기다려주며 끝까지 가보는 경험이 더 오래 남는다. 대안학교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오는 10월 제주에서 188km를 함께 걸으며 자신과 세상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한국청소년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시립서대문청소년센터 도시속작은학교, 마포구립청소년문화의집 비전학교, 서대문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의 청소년들은 오는 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6박 7일간 제주 도보여행 ‘나에게 도전, 세상에 도전’에 참여한다.
올해로 24년째 이어지는 이번 프로그램은 제주 한림읍에서 출발해 함덕해수욕장까지 총 188km를 걷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188km라는 거리는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여행 코스가 아니다. 하루하루 걷다 보면 몸이 지치고, 자신이 끝까지 갈 수 있을지 의심하는 순간도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 과정을 지나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해낼 수 있다’라는 경험을 갖게 되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이 기대하는 성장의 한 부분이다.
참가 청소년도 “188km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걱정되고 끝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서로 응원하며 함께 완주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도보여행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목표는 ‘함께 완주’다. 장거리 걷기에서는 개인의 속도만으로 전체 여정이 완성되지 않는다. 누군가 힘들어할 때 기다리고, 서로 격려하며, 각자가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해야 모두가 목적지까지 갈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출발 전 준비 과정 역시 청소년 참여형으로 진행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장거리 걷기에 대비한 안전 교육을 받고 학생 안전요원을 선정하며, 여행 중 필요한 역할을 서로 나누는 과정을 거친다. 여행을 누군가가 준비해주는 체험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스스로 안전과 운영에 책임을 갖게 하는 과정이다.
대안교육기관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은 학업과 진로 지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또래와 관계를 만들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 성취하는 경험 역시 청소년 성장 과정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24년 동안 프로그램이 이어졌다는 사실은 장거리 도보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마다 다른 청소년이 같은 길에 도전하지만, 프로그램이 던지는 질문은 비슷하다. “나는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 “힘들 때 누구와 함께 걸을 것인가”, “끝까지 가기 위해 내가 맡아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주최 측은 청소년들이 188km를 완주하는 과정에서 저마다의 성장과 성취에 대해 경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청소년의 성장은 목적지에 도착한 순간에만 측정되지 않는다. 힘든 날에도 다시 신발 끈을 묶고, 친구의 속도에 맞춰 걷고, 자신의 역할을 책임지는 과정 자체가 성장이다.
제주 188km 도보여행의 의미도 ‘얼마나 멀리 걸었는가’보다 그 길을 지나며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함께하는 방법을 얼마나 새롭게 발견했는가에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