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은 훈민정음에만 남아 있지 않다. 백성이 농사를 더 잘 지을 수 있도록 실제 농업 경험을 조사하고 정리한 『농사직설』에도 그 정신이 담겨 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세종대왕유적관리소(소장 이재원)는 오는 10월 10일 경기 여주시 세종대왕릉 위토답(位土畓)에서 가족이 직접 벼를 수확하며 세종 시대의 농경문화를 경험하는 ‘세종 농사직설 위토답 추수 체험 행사’를 연다.
위토답은 제사나 그와 관련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조성했던 토지를 말한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역사적 공간에서 참가자들이 직접 추수에 참여하면서 세종대왕이 농업을 국가 운영과 백성의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으로 바라봤던 의미를 되새기도록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조선 시대 농민들의 생활상을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전통 생활 민복을 입고 위토답에서 추수 체험에 나선다. 여기에 떡메치기와 맷돌 체험, 전통문화공연 등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해 농사와 음식, 생활문화가 서로 연결돼 있던 전통사회의 모습을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직접 수확한 쌀도 체험의 일부가 된다. 행사에서 거둔 ‘세종미’는 추후 참가 가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아이들에게는 논에서 벼를 베는 경험이 밥상 위 한 그릇의 쌀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이해하고, 노동과 수확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주목할 부분은 국가유산의 활용 방식이다. 왕릉과 역사적 인물을 설명문으로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의 생활과 정책이 어떤 현실에서 출발했는지를 직접 몸으로 경험하도록 했다.
세종대왕은 『농사직설』이라는 책을 통해 세종 시대의 농업 현실에 맞는 농법을 정리하여 보급하려고 했다. 이런 시도와 노력은 백성의 실제 삶을 행정과 지식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결과물이었다. 이번 추수 체험은 그 의미를 오늘의 가족과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시 풀어낸 프로그램인 셈이다.
참가 대상은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며 가족당 최대 2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9월 30일 오전 10시부터 10월 6일 오후 6시까지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을 통해 받는다. 최종 30가족은 추첨으로 선정하며 결과는 10월 7일 오후 2시 개별 안내할 예정이다.
세종대왕유적관리소는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국민이 국가유산의 가치와 전통 농경문화의 의미를 일상 가까이에서 경험하도록 하고,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국가유산 활용 프로그램을 지속하여 발굴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은 오래된 건축물이나 기록을 보존하는 데서만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고민했고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오늘의 사람이 직접 경험할 때 역사는 현재와 연결된다. 세종대왕릉 위토답의 추수 체험은 『농사직설』에 담긴 애민의 정신을 책 속 문장에서 황금빛 들녘의 경험으로 옮겨놓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