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 청년마을 ‘글로컬타운’이 주관한 ‘글로컬 로컬리빙 2박 3일’ 프로그램이 지난 8월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됐다. 전국에서 모인 청년 20명은 음성읍에 직접 머물며 지역의 산업과 문화, 사람을 탐색하고 인구 감소와 상권 침체 등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했다.
지역을 이해하는 방법은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과 그곳에서 직접 생활해 보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잠시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지역은 ‘볼거리’가 되지만, 일정 기간 머물며 주민과 기업, 상인을 만나면 지역은 해결해야 할 과제와 함께 살아갈 가능성이 있는 생활공간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행정안전부 청년마을만들기사업으로 기획된 이번 프로그램이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년을 단순한 방문객이 아니라, 지역의 자원을 발견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플레이어’로 참여시켰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2박 3일 동안 ‘로컬탐정’이 돼 음성의 상권과 생활환경을 살폈다. 풀무원 두부 만들기 체험을 통해 지역 식문화를 접하고, 지역 기업과 농장을 찾아 농촌 산업의 구조를 살펴봤다. ‘억만장자 변기왕국’과 청년 창업가들을 방문해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정착하는 과정의 현실적인 경험도 들었다.
외국 국적 청년들의 참여도 프로그램에 새로운 시각을 더했다. 음성군의 베트남·태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젊은 사장들과 함께한 미식 문화 체험에서는 지역 안에서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하는 모습을 직접 경험했다.
지역의 외국인 주민을 노동인구로만 바라보지 않고 새로운 문화와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이바지하는 지역 구성원으로 바라볼 가능성도 확인했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지역 문제해결 워크숍’이었다. 참가자들은 팀별로 음성군의 유휴공간과 인적 자원, 지역 자원을 연결해 새로운 활용 방안을 찾았다.
청년들은 밤 10시가 넘도록 토론하며 유휴 공장과 빈집을 활용한 융복합 문화공간, 외국인 주민과 지역 청년을 연결하는 글로벌 로컬 관광 프로그램 등을 제안했다. 지역의 약점을 새로운 자원과 연결해 다른 가능성으로 바꾸려는 접근이었다.
한 참가자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내가 이 지역의 진짜 ‘플레이어’가 된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글로컬타운 이아리 대표는 “관광보다 오래 기억되는 것은 결국 사람과 관계다”라며, “이번에 형성된 관계와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음성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씨앗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이 아이디어가 발표로 끝나지 않는 것이다. 글로컬타운은 워크숍에서 나온 우수 제안을 고도화해 실제 지역사업과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프로젝트에 연계해 실험할 계획이다.
지역소멸 시대의 청년정책은 단순히 청년을 ‘불러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지역을 직접 경험하고 문제를 발견하며, 자기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참여 구조가 함께 있어야 청년은 방문객에서 지역의 새로운 주체로 전환될 수 있다. ‘로컬리빙 2박 3일’은 그 가능성을 짧지만, 밀도 있게 보여준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