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은 오래전부터 중요하다고 말해져 왔지만, 그 가치는 여전히 많은 경우 교과서의 개념이나 환경 캠페인의 구호로 머물곤 한다. 그러나 생물다양성 보전이 진정한 사회적 힘을 가지려면, 그것은 결국 아이들이 직접 씨앗을 심고 자라고 변하는 과정을 살피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생활 속에서 배우는 경험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유호)과 서울특별시교육청, 현대자동차, 아이피씨 사회적협동조합이 함께 추진하는 ‘컬러풀 스쿨(Colorful School)’은 생물다양성 교육을 지식에서 실천으로, 기관별 사업에서 공동의 사회적 학습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립생물자원관은 5월 18일 이들 기관과 생물다양성 보전 및 자원순환 교육 사업인 ‘컬러풀 스쿨(Colorful School)’ 운영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서면으로 체결한다고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컬러풀 스쿨’은 국립생물자원관의 ‘자생식물 씨앗 나눔 프로젝트’,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생태전환교육 한마당의 생물다양성 실천마당’, 현대자동차와 아이피씨 사회적협동조합의 공유가치창출형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 ‘컬러풀 라이프(Colorful Life)’를 결합한 체험형 교육 과정이다.
즉, 이번 사업은 하나의 기관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환경 교육이 아니라, 공공기관의 생물자원 전문성, 교육청의 학교 연계 체계, 기업의 재원과 홍보 역량, 사회적협동조합의 행정 운영 경험을 한데 묶은 협력형 모델로 설계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전문 강사와 자생식물 씨앗을 지원하고,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참여 학교 선정과 행정 지원을 맡는다. 현대자동차는 사업 예산과 홍보를 담당하며, 아이피씨 사회적협동조합은 사업비 집행 등 행정 운영을 지원한다.
이는 환경 교육이 한 기관의 의지나 교사의 열정만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잘 보여 준다. 생물다양성 교육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콘텐츠와 인력, 예산과 행정, 홍보와 기록이 함께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에 선정된 5개 중학교 환경동아리 학생들은 국립생물자원관이 제공한 층꽃나무, 꿀풀, 구절초 씨앗을 학교 내 텃밭에 직접 심고 재배하며 관찰 일지를 작성하게 된다.
아이들은 단순히 생물다양성을 설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식물을 직접 심고 돌보고 자라는 과정을 기록하면서 생명의 변화와 관계를 몸으로 익히게 된다. 결국 생물다양성 교육은 무엇이 희귀한가를 아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종의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 보는 경험 속에서 더 깊어질 수 있다.
이 과정과 최종 산출물은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아 그림책으로 제작되며, 11월 7일 인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열리는 성과공유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씨앗을 심는 체험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록과 표현의 과정을 거쳐 다시 사회적으로 공유되는 교육의 결과물로 이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컬러풀 스쿨’은 생태 체험을 넘어 관찰, 기록, 해석, 창작까지 연결하는 프로젝트형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생물다양성 교육을 ‘사회적 가치’라는 언어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생물다양성 보전은 흔히 전문가의 연구나 환경단체의 과제로만 인식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학교와 지역사회, 기업이 함께 책임을 나눌 때 더 넓은 공공적 효과를 낼 수 있다.
학생들은 학교 안 텃밭에서 생물다양성을 배우고, 교육청은 이를 제도적 교육 과정과 연결하며, 기업은 예산과 홍보를 통해 사회공헌의 형태로 참여하고, 사회적협동조합은 운영을 뒷받침한다. 이런 구조는 환경 교육이 단지 ‘좋은 일’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투자해야 할 미래 기반이라는 인식을 담고 있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생물다양성 보전은 미래세대를 위한 가장 중요한 사회적 투자 가운데 하나”라며, “이번 협력 사업이 학교와 지역사회,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지속가능한 생물다양성 교육의 본보기로 발전해 우리 사회 전반에 환경 인식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생물다양성 교육은 더 이상 자연을 사랑하자고 말하는 수준에 머물 수 없다. 이제 그것은 씨앗을 심고 돌보며 기록하는 학교 교육,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실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공공기관의 전문성을 함께 엮는 방식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번 협약의 의미는 기관 네 곳이 손을 잡았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생물다양성이라는 가치를 미래세대의 일상적 경험으로 번역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시작됐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