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도심을 바꾸는 데 반드시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이미 존재하는 거리와 상권, 공간을 누가 이용하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다시 읽는 것에서 도시재생은 시작될 수 있다.
천안시도시재생지원센터가 지역 대학생들과 함께 천안 원도심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2026 Re City Challenge’ 본선 진출 10개 팀을 확정하고 아이디어 구체화에 들어갔다.
이번 공모전은 천안역과 천안역 지하도상가, 명동거리, 천안역전시장 일원을 대상으로 대학생들의 시각에서 원도심 활성화 방안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천안시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천안시와 천안시의회가 후원하며 국립공주대학교·선문대학교·한국기술교육대학교·호서대학교 등 지역 4개 대학 앵커사업단이 협력한다.
본선에는 천안환경방범대, Stick Around, 다온, 터울림, 아키사이클, 새로고침, 맛감자들, 이음, 빛새김, C-LINK 등 총 10개 팀이 진출했다.
참가팀이 다루는 핵심 의제는 △로컬브랜딩 △미래 대응 공간 재구조화 △다문화 상권 활성화 등 세 가지다. 각각 별개의 주제처럼 보이지만 모두 천안 원도심이 안고 있는 ‘공간을 어떻게 다시 사용하고, 사람을 어떻게 다시 연결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원도심 재생에서 중요한 것은 낡은 공간을 새롭게 꾸미는 데만 있지 않다. 지역이 가진 역사와 상권의 정체성을 찾아 새로운 방문 이유를 만드는 로컬브랜딩, 변화하는 생활방식에 맞춰 유휴·저활용 공간의 쓰임을 바꾸는 재구조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주민과 상인이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 상권의 가능성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공모전 첫 공식 일정인 인사이트 교육은 지난 9월 19일 본선 진출 10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천안시 도시재생사업의 현황과 공모전 추진 방향을 공유하고, 대상 지역과 주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는 ‘좋은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제안’으로 만드는 과정이 이어진다. 참가팀들은 9월 20일부터 진행되는 자율 멘토링과 11월 12일 최종 멘토링을 포함해 총 3차례 전문가 멘토링을 받는다. 현장의 조건과 사업성, 실제 적용 가능성 등을 점검하며 제안의 완성도를 높인 뒤 11월 13일 천안시청 대회의실에서 최종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이 과정은 도시 아이디어 공모전이 단순한 발상 경쟁에 머물지 않도록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도시에는 실제 주민과 상인, 이용자가 존재하고 예산·안전·운영 같은 현실적인 조건도 따른다. 따라서, 참신한 만큼 중요한 것은 ‘이 아이디어가 실제 이곳에서 작동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지역 4개 대학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학생은 지역의 소비자이자 생활인이고, 동시에 기존 행정이나 상인의 시선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집단이다.
대학과 도시재생 현장이 연결되면 학생의 학습은 실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으로 확장되고, 도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천안시도시재생지원센터는 우수 아이디어가 공모전 발표에 그치지 않고 향후 천안 원도심 활성화 사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천안시와 지속해 협력할 계획이다.
도시재생의 성과는 아이디어를 몇 개 발굴했느냐보다 그 아이디어가 실제 거리와 상권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서 확인된다.
‘Re City Challenge’의 다음 과제도 10개 팀의 제안을 발표 자료에 남기는 것이 아니라, 청년의 시선과 전문가의 검토, 행정의 실행력을 연결해 원도심에서 시험해볼 수 있는 해법으로 발전시키는 데 있다. 도시의 미래를 다시 만드는 일은 결국 그 도시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