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뉴스주간저널2026. 9. 12. 오후 5:12:09

국립산림과학원, 목재의 특성과 현대 목구조 기술의 내진 성능 강조

목조건축, 지진에 강한 이유는 ‘가벼운 무게와 높은 비강도’ 단위 무게당 휨강도 철의 약 15배, 상자형 구조로 지진하중 건물 전체에 분산

최대식 기자
국립산림과학원, 목재의 특성과 현대 목구조 기술의 내진 성능 강조
국립산림과학원 목조건축 한그린목조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최근 국내외 지진 발생으로 건축물의 지진 안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목재의 재료적 특성과 발전된 목구조 기술이 목조건축의 우수한 내진 성능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지진에 강한 건물이라고 하면 흔히 무겁고 단단한 콘크리트나 철골 구조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지진공학의 관점에서는 ‘무거울수록 안전하다’라는 상식이 반드시 성립하지 않는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건물에 작용하는 관성력은 건축물의 무게와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목재는 역설적으로 ‘가벼움’을 강점으로 갖는 건축 재료다. 자체 무게가 작아 지진 때 건물에 전달되는 하중을 줄일 수 있고, 무게에 비해 높은 강도를 갖고 있어 구조적으로도 지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진이 발생하면 땅이 흔들리고, 건물은 자체의 관성으로 인해 움직임에 저항한다. 이 과정에서 건축물에는 수평·수직 방향의 힘이 발생한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하면 건축물에 작용하는 지진하중, 즉 관성력은 건축물의 무게에 비례한다. 같은 수준의 지반운동이라면 건물이 무거울수록 구조체가 감당해야 할 힘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목재는 철과 콘크리트 등에 비해 가벼운 재료다. 따라서, 건축물 자체의 무게를 줄여 지진 때 발생하는 관성력을 감소시키는 데 유리하다. 이는 목조건축의 내진 성능을 이해하는 첫 번째 핵심이다. 강한 재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애초에 구조물이 받아야 할 힘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내진 전략이기 때문이다.

목재의 장점은 가볍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목재가 단위 무게당 버티는 힘, 즉 ‘비강도’가 높은 건축 재료라고 설명했다. 비강도가 높다는 것은 같은 무게를 기준으로 비교할 때 구조적으로 큰 힘을 견딜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자료에 따르면 목재의 단위 무게당 휨강도는 2,800kg/㎠ 수준으로, 철의 약 15배, 콘크리트의 약 400배에 달한다. 단위 무게당 인장강도와 압축강도 역시 철과 콘크리트보다 높은 것으로 제시됐다.

건축물은 지진이 발생하면 단순히 한 방향으로 밀리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고 휘어지면서 인장과 압축, 휨에 복합적으로 노출된다. 따라서, 재료가 무게에 비해 얼마나 큰 힘을 견딜 수 있는지는 내진 설계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목재는 이런 측면에서 ‘가벼워서 약한 재료’라기보다, 가벼운 무게에 비해 상당한 구조적 성능을 갖는 재료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목재 자체의 성질만으로 안전한 건물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 목조건축의 내진 성능을 높이는 또 하나의 핵심은 기초와 바닥, 벽체, 지붕을 하나의 구조체처럼 연결하는 목구조 기술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현대 목조건축이 네 가지 주요 구조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상자형 구조’로 지어진다고 설명했다. 각 구조부는 철물 등을 이용해 서로 단단히 결합되고, 기초에도 고정된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한쪽 벽이나 특정 부분만 힘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건물 전체가 수평·수직 하중을 나누어 부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결국 목조건축의 내진 안전성은 ‘목재라는 재료’와 ‘구조를 연결하는 기술’이 결합될 때 완성된다.

상자형 구조를 이해하면 목조건축이 지진에 대응하는 방식을 더 쉽게 볼 수 있다. 건물을 네 개의 벽과 바닥, 지붕이 각각 따로 서 있는 구조로 만들면 지진 때 연결 부위가 약점이 될 수 있다. 반면 각각의 구조가 단단하게 연결되면 건물 전체가 하나의 상자처럼 움직이면서 외력을 분산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벽체가 수평하중을 받고, 바닥과 지붕은 힘을 다른 벽체로 전달하며, 접합부와 기초가 구조 전체를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내진 목조건축에서는 목재의 품질뿐 아니라, 접합철물과 고정 방식, 벽체 구성, 하중 전달경로를 얼마나 정밀하게 설계했느냐가 중요하다.

지진 안전은 재료 하나의 강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힘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설계하는 구조공학의 문제인 셈이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목조건축의 규모를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전의 한국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가 7층 규모의 목조건축으로 건립됐으며, 해외에서는 미국의 어센트타워가 23층 규모로 조성됐다. 목조건축이 과거의 단독주택이나 저층 건물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고층 건축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다.

이는 구조용 목재와 접합 기술, 구조해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목재를 대형 건축물에 적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층화가 진행될수록 내진뿐 아니라, 화재와 진동, 장기 변형, 접합부 안전 등 더 복합적인 기술 검증이 필요하지만, 목조건축이 현대 건축의 한 축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목조건축의 내진성을 둘러싼 설명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재료가 다른 재료보다 무조건 우수하다고 단순화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 건축물의 안전은 재료의 특성과 구조설계, 시공 품질, 접합 방식, 건물 규모 등이 함께 결정한다.

목재가 가볍고 높은 비강도를 가진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이를 실제 내진 성능으로 구현하려면 적절한 구조 시스템과 정밀한 접합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목재의 특성과 함께 ‘첨단 목구조 기술’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재료가 가진 성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힘이 안전하게 전달되도록 건물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 목조건축은 여전히 콘크리트 건축보다 약하거나 임시적인 건축물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그러나 현대의 목조건축은 전통 목조건축과 동일한 방식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구조용 목재와 공학목재, 접합철물과 구조해석을 활용하는 현대적인 공학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내진 설계에서는 건물을 지나치게 무겁게 만드는 것보다 구조물의 무게를 줄이고, 흔들림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적절히 분산·저항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목조건축을 평가할 때도 ‘나무라서 약하다’라는 재료 중심의 인식보다 어떤 구조 시스템과 공법으로 설계됐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윤범열 국립산림과학원 목재공학연구과 박사는 “목조건축은 목재의 가벼움과 높은 비강도, 목구조 기술을 바탕으로 우수한 내진 성능을 갖는다”라며, “앞으로도 목조건축의 내진 성능을 높이는 기술 개발을 통해 국민의 주거 안전에 이바지하겠다”라고 밝혔다.

목조건축의 확대가 의미가 있으려면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친환경성과 탄소 저장 효과, 디자인적 장점이 강조되더라도 지진과 화재 등 재난 상황에서 안전하다는 기술적 근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다면 대중적인 확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실험과 구조해석, 실제 건축물의 장기 모니터링을 통해 목조건축의 내진 성능을 지속해 검증하고, 이를 설계기준과 시공 기술에 반영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지진은 건축에 대한 오래된 상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무거운 건물이 반드시 더 안전한 것은 아니며, 단단한 재료 하나만으로 지진을 견딜 수도 없다. 얼마나 적은 하중을 받고, 받은 힘을 건물 전체에 어떻게 나누며, 각 구조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돼 있는지가 중요하다.

목재의 가벼움은 이런 점에서 약점이 아니라, 공학적 장점이 될 수 있다. 높은 비강도와 발전된 접합 기술, 상자형 구조가 결합하면 목조건축은 지진에 대응하는 하나의 현실적인 구조방식이 될 수 있다. 미래 목조건축의 경쟁력은 ‘나무로 지었다’라는 사실 자체에 있지 않다. 

목재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현대 구조 기술로 얼마나 안전하게 구현하느냐에 있다. 지진에 강한 목조건축의 비밀 역시 결국 하나의 재료가 아니라, 가벼운 재료와 정교한 구조 기술이 함께 작동하는 시스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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