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뉴스경제 동향2026. 10. 15. 오후 1:54:57

도시재생의 핵심은 공간이 아니라,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다

크크필름, 빈 점포 지원사업 기반으로 복합문화 팝업 기획 일회성 행사 넘어 재방문·상권 연계형 콘텐츠 가능성 제시

윤상필 기자
도시재생의 핵심은 공간이 아니라,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다
‘제1회 천안 빈티지 팝업’에서 왼쪽부터 이근규 크크필름 대표, 이혁주 업리프팅빈티지 대표, 이동주 타이거빈티지 대표, 김한솔 버뮤다빈티지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도시재생에서 빈 점포에 새로운 사업자를 입주시키는 것은 출발점일 뿐이다. 그 공간을 시민이 찾아오고 머무르는 장소로 바꾸려면 새로운 콘텐츠와 주변 상권의 연결이 필요하다. 천안 오룡지구의 빈 점포 입주기업이 빈티지 의류와 커피, 음악, 아트를 결합한 팝업행사를 열어 도시재생 공간에 새로운 방문 흐름을 만들었다.

천안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오룡지구 도시재생 빈 점포 채움지원사업 입주기업 크크필름이 10월 3일부터 4일까지 오룡골목상권발전소에서 진행한 ‘제1회 천안 빈티지 팝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천안 빈티지 팝업’, 이른바 ‘천빈팝’은 청년층을 비롯한 시민들이 빈티지 문화를 매개로 지역 공간을 새롭게 경험하도록 기획된 복합문화 플리마켓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틀 동안 약 1,000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행사는 빈티지 의류 판매에만 머물지 않았다. 커피와 음악, 아트를 함께 배치해 하나의 문화경험으로 구성했다. 기획과 운영은 크크필름 이근규 대표가 맡았으며 업리프팅빈티지, 타이거빈티지, 버뮤다빈티지 등 지역 셀러들이 참여해 다양한 빈티지 의류를 선보였다.

주변 상권과의 연결도 시도됐다. 신부동 문화거리 일대의 눌, 웨더커피하우스, 커버커피로스터스가 지원·협찬에 참여했고, 행사 방문객에게 각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커피와 디저트 쿠폰을 제공했다.

이 구조에서 눈여겨볼 점은 방문객의 동선을 행사장 안에 가두지 않았다는 데 있다. 팝업을 찾은 사람이 주변 카페까지 이동하도록 유도하면서 하나의 행사 방문이 인근 상권의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을 만든 것이다.

도시재생에서 ‘빈 점포 채우기’는 흔히 공간 활용의 문제로 접근한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오는 것만으로 상권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시민이 그곳을 찾아야 할 이유가 생기고, 방문이 반복되며, 주변 가게와의 소비 연결이 만들어져야 비로소 공간이 생활권 일부로 자리 잡는다.

이번 행사에서 빈티지가 활용된 것도 의미가 있다. 빈티지 문화는 의류 소비를 넘어 음악과 카페, 디자인, 사진 등 청년층의 다양한 취향과 쉽게 결합할 수 있다. 

특정 업종 하나보다 빈티지 의류에 커피와 음악, 아트 등 다양한 문화 요소를 결합한 구성은 기존 상권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새로운 방문 수요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도시재생 거점인 오룡골목상권발전소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계기도 됐다. 그동안, 이 공간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시민들이 팝업을 통해 장소를 경험하면서, 향후 이곳에서 열리는 다른 문화 프로그램과 지역 행사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넓혔다.

다만, 도시재생의 성과는 한 차례 행사의 방문객 수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번에 형성된 관심이 다음 행사와 상권 재방문으로 이어지는지, 지역 셀러와 카페의 실질적인 매출·홍보 효과로 연결되는지, 청년 기획자들이 계속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빈 점포를 다시 활용하는 것이 도시재생의 출발점이라면, 그 공간에 시민이 찾아올 이유를 만드는 일은 그다음 과제다. 방문객이 한 공간에 머무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상점과 골목으로 이동하고, 다시 지역을 찾는 흐름까지 이어질 때 개별 공간의 재생은 비로소 상권과 골목 전체의 변화로 확장될 수 있다.

‘천안 빈티지 팝업’은 빈 곳을 채우는 정책에 문화 콘텐츠와 상권 연결이라는 요소를 더했다는 점에서, 도시재생이 무엇을 채워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윤상필
윤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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