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식 산림청장은 6일 경기도 평택시 통복천 일원에 조성된 ‘도시바람길숲’을 방문해 운영 실태와 폭염 저감 효과, 향후 관리 방안을 점검했다. 폭염이 일상이 되면서 도시 숲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경관과 휴식, 산책을 위한 공간으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도심의 열을 낮추고 공기 흐름을 회복하는 ‘기후 대응 기반 시설’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경남 양산에서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 기온인 42.5℃가 기록되는 등 전국적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생활권 녹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냉방시설이 건물 내부의 더위를 낮춘다면, 도시 숲은 도시 자체의 열 환경을 바꾸는 자연 기반 해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평택 ‘도시바람길숲’은 통복천에서 안성천 일대 약 70km에 걸쳐 조성된 선형 도시 숲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총 200억 원이 투입됐으며, 도심 주거지역과 생활권을 녹지축으로 연결하고 있다.
‘도시바람길숲’의 핵심은 단순히 나무를 많이 심는 데 있지 않다. 외곽 산림과 하천에서 형성되는 상대적으로 시원한 공기가 도심 안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녹지의 흐름을 연결하는 것이다. 건물과 도로가 밀집한 도시는 열과 오염물질이 정체되기 쉽다. 이때 하천과 숲, 공원과 가로녹지를 연결하면 공기 순환을 촉진하고 도시열섬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도시바람길숲’은 여름철 한낮 평균기온을 3~7℃ 낮추고 습도를 9~23%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나무가 만드는 그늘과 증산작용, 녹지를 통한 공기 흐름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도시 숲 정책의 다음 과제는 녹지 면적만 확대하는 데서 벗어나 시민이 실제 생활하는 공간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에 있다. 학교와 주거지, 보행로처럼 사람이 오래 머무르고 이동하는 공간에 숲이 연결되어야 폭염 저감 효과도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다. 특히, 하천과 공원, 가로수와 소규모 녹지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개별 녹지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기후조절 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
산림청은 올해 총 1,760억 원, 이 가운데 국비 880억 원을 투입해 도시 숲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대응도시숲’ 125.5ha, ‘도시바람길숲’ 15개 도시, ‘자녀안심그린숲’ 36개소 등이 포함된다.
박은식 산림청장은 “‘도시바람길숲’이 도심의 바람길을 회복해 폭염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줄이는 대표적인 기후 대응 기반 시설이다”라며, “하천과 녹지를 연계한 도시 숲을 확대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후복지 정책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기후복지’라는 표현은 도시 숲 정책의 방향을 잘 보여준다. 폭염의 피해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지 않다. 어린이와 고령자, 야외근로자, 냉방 여건이 부족한 가구일수록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생활권 가까이에 그늘과 녹지를 확보하는 것은 환경정책이면서 동시에 건강과 복지정책이 된다.
평택 ‘도시바람길숲’의 의미도 나무의 숫자보다 도심과 하천, 생활권을 하나의 녹색 흐름으로 연결했다는 데 있다. 폭염 시대의 도시 경쟁력은 건물과 도로를 얼마나 많이 갖췄느냐에 관한 것뿐 아니라, 뜨거워진 도시를 다시 식힐 수 있는 자연의 통로를 얼마나 확보했느냐도 평가 요소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