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청소년센터와 송파청소년센터는 지난 6월 지역 내 아동·청소년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마음건강지원 사업 ‘마음리치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업은행의 지정기탁사업의 일환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양 청소년센터가 협력해 진행했다.
이번 사업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한 번의 프로그램이 잘 끝났다는 데 있지 않다. 최근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졌다. 학업 경쟁은 여전하고, 또래 관계의 갈등은 더 미묘해졌으며, 디지털 환경 속 비교와 소외,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겹치면서 청소년의 마음은 쉽게 지치기 쉽다.
겉으로는 일상생활을 이어가더라도 내면에서는 스트레스와 우울감, 관계 불안을 안고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건강 지원은 더 이상 부수적인 복지 프로그램이 아니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 자체를 떠받치는 필수 기반이라고 보아야 한다.
청소년의 어려움은 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어떤 아이는 성적이 떨어지면서 신호를 보내고, 어떤 아이는 말수가 줄어들며, 또 어떤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고 지내다가 어느 순간 깊은 불안을 드러낸다. 그래서 청소년 지원은 문제를 발견한 뒤에만 개입하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일상에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일이다. 강동청소년센터와 송파청소년센터가 지역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운영한 ‘마음리치프로젝트’가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사업은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에게 일회성 위로를 건네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음을 돌보는 방법과 정서적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경험을 제공하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마음리치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강동청소년센터와 송파청소년센터는 최근 학업 스트레스와 대인관계 문제 등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청소년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사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 프로젝트는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난 뒤 개입하는 치료 중심 접근이 아니라, 일상에서 마음을 돌보고 회복력을 기르는 예방적·성장지원형 접근이다.
사업은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동대문구, 강동구, 송파구 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눈높이’라는 말이다. 청소년 대상 마음건강 프로그램은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그것이 청소년의 언어로 전달되지 않으면 쉽게 거리감을 만들 수 있다. 심리와 정서에 관한 이야기는 특히 더 그렇다.
누군가의 강의처럼 들리거나, 평가받는 느낌을 주면 오히려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청소년의 일상 감각과 수용 가능성을 고려한 방식으로 기획되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마음건강 검사와 해석,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힐링 교육,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마음챙김 강연이 운영됐다. 먼저 마음건강 검사는 청소년이 자기 상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출발점이 된다. 많은 청소년이 힘든 감정을 느끼면서도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왜 그런지,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잘 알지 못한다.
검사는 단순한 점수 확인이 아니라, 자기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첫 단계가 될 수 있다. 이어지는 해석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검사가 숫자로만 끝나지 않고, 자신을 설명해 주는 언어로 바뀔 때 비로소 청소년은 자신의 상태를 수용하고 필요한 도움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힐링 교육과 마음챙김 강연은 그다음 단계의 의미를 지닌다.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알게 된 뒤에는 그것을 어떻게 다루고 조절할 것인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청소년에게 스트레스 해소법을 알려 준다는 것은 단순히 기분을 풀라는 말이 아니다. 감정을 회피하거나 억누르는 대신, 건강하게 인식하고 다루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 일이다.
특히, 마음챙김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과도한 불안과 자기 비난에서 잠시 거리를 두게 해 준다는 점에서 청소년기의 정서 교육과 잘 맞닿아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더 의미 있는 이유는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강동·송파청소년센터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정서적 지지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청소년 마음건강 지원은 한두 번 좋은 강의를 듣는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문제는 늘 일상으로 돌아간 뒤 다시 시작되기 때문이다.
결국 필요한 것은 프로그램 현장에서 잠깐 위로받는 경험이 아니라, 그 경험이 학교와 가정, 또래 관계 속에서 조금씩 이어질 수 있도록 지지망을 만드는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모니터링은 사업의 부가 요소가 아니라 핵심에 가깝다.
참여 청소년의 소감도 이를 잘 보여 준다. 한 청소년은 “마음리치프로젝트를 통해 내 마음에 대해 더 잘 알게 됐고,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배워 일상에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마음을 안다는 것, 그리고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은 청소년에게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다. 그것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반복해서 마주하게 될 감정의 파도를 견디는 힘을 조금씩 쌓는 과정이다.
강동·송파청소년센터 측은 “기업은행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 덕분에 지역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했던 마음의 휴식과 치유의 시간을 선물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건강한 마음을 바탕으로 밝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청소년의 마음건강 문제는 한 기관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학교만으로도, 가정만으로도, 상담기관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지역사회 전체가 청소년의 마음을 공적 의제로 받아들이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할 때 비로소 효과적인 지원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기업의 지정기탁과 공동모금회의 지원, 청소년센터의 실행이 결합한 이번 사례는 바로 이런 협력 모델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청소년 정책에서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는 ‘문제가 생기면 개입한다’는 사후 대응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마음의 토대를 미리 만든다’라는 예방과 성장 중심 접근으로의 전환일 것이다.
마음건강은 특별한 소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청소년의 삶과 연결된 기본 조건이기 때문이다. 성적과 진로, 관계와 생활 습관을 이야기하기 전에, 그 모든 것을 견디고 살아낼 마음의 힘을 어떻게 길러줄 것인가를 먼저 묻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마음리치프로젝트’는 청소년에게 잠깐의 위안을 주는 행사라기보다, 마음을 돌보는 법을 배우게 하고 지역사회가 그 곁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경험이었다. 청소년의 성장에는 성적표만이 아니라, 마음의 지지대가 필요하다. 이번 사업은 그 지지대가 지역 안에서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