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와 한식진흥원(이사장 이규민)이 지난 5월 29일 서울 종로구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 ‘2026년 제1차 한식 세미나 - 세계인의 눈으로 보는 한식’을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식의 현재 위상을 진단하고, 외국인의 시선에서 한식의 글로벌 경쟁력과 향후 과제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한류의 확산과 함께 한식은 K-팝, K-드라마와 더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다. 과거 외국인들에게 한식은 낯선 음식문화였지만, 오늘날에는 김치와 비빔밥, 불고기, 떡볶이뿐 아니라, 한식의 조리 방식과 식문화 자체가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세미나가 던진 질문은 단순히 "한식이 얼마나 유명해졌는가"가 아니었다. 오히려, “한식이 세계인의 일상에 얼마나 깊이 자리 잡고 있는가”라는 보다 본질적인 물음에 가까웠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홍석경 교수는 ‘한류와 세계 속의 한식’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홍 교수는 한류 콘텐츠가 한식 확산의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설명했다. 드라마 속 식사 장면, 예능 프로그램 속 음식 소개, 유튜브와 SNS를 통한 콘텐츠 소비는 세계인들에게 한식을 친숙하게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
특히, 한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서와 공동체 문화를 담고 있는 생활문화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소비자들은 김치나 비빔밥이라는 음식 자체뿐 아니라, 식탁을 둘러싼 이야기와 문화적 의미에도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 소비시장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만 구매하지 않는다. 그 제품에 담긴 이야기와 가치, 문화까지 함께 소비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식은 음식 이상의 문화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다.
이어 발표에 나선 김치한식문화교육원(네덜란드) 김태연 대표는 네덜란드 현지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에서의 한식 인식 변화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유럽 소비자들이 한식을 건강식, 발효식품, 친환경 식문화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유럽 사회에서 김치와 장류 같은 발효음식은 단순한 아시아 음식이 아니라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결되는 식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는 현지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식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각 지역의 식문화와 소비 습관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적인 음식문화로 자리 잡은 이탈리아 음식이나 일본 음식 역시 현지화 과정을 거치며 세계 시장에 안착했다. 피자와 파스타가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로 발전했듯이, 한식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해 진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식 세계화의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한식 세계화의 목표가 단순히 해외 한식당 숫자를 늘리는 데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진정한 세계화는 한식이 특정 국가의 이국적인 음식이 아니라, 세계인의 일상 속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스시’나 이탈리아의 ‘파스타’는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 아니라, 세계인의 일상 식문화로 자리 잡았다. 한식 역시 이러한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음식 자체뿐 아니라, 교육, 문화, 관광, 콘텐츠 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참석자들은 한식 콘텐츠 다변화와 지속가능한 글로벌 확산 전략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한식 세계화가 더 이상 단순한 수출 정책의 영역이 아니라, 문화산업과 국가 브랜드 전략의 핵심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식진흥원 이규민 이사장은 “이번 세미나는 세계인의 시각에서 우리 한식을 객관적으로 재조명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식 콘텐츠의 확산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라며, “앞으로도 한식이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K-푸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적 논의의 장을 지속해서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오늘날 한류는 음악과 드라마를 넘어 음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한식의 미래는 유명세 자체에 있지 않다. 세계인이 한국 음식을 알고 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 음식을 자신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문화적 친숙함이다.
한식 세계화의 다음 단계는 ‘확산’이 아니라, ‘정착’이다. 이번 세미나는 바로 그 과제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