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구청장 최기찬)는 지난 8월 8일 금천청소년문화의집에서 청소년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2026 금천인페스타-어서와~! 방구석 세계여행은 처음이지?’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청소년과 지역주민들이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세계 각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무더운 여름철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한 여가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여권을 만들고, 대륙별 문화를 체험하고, 서로 다른 나라의 놀이와 음식, 상징을 접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작은 세계여행이 된다.
서울 금천구가 청소년문화공간을 ‘세계 문화 체험장’으로 바꿔 청소년과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이색적인 지역 축제를 열었다. 단순한 여름철 체험행사를 넘어 청소년이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다양성을 경험하고 지역주민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생활형 문화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행사의 특징은 금천청소년문화의집 공간 전체를 하나의 여행 동선처럼 구성했다는 데 있다. 3층과 4층을 각각 대륙별 테마공간으로 꾸미고 참가자들이 마치 공항에서 출발해 여러 대륙을 여행하는 것처럼 프로그램을 체험하도록 했다. 단순히 체험 부스를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행’이라는 하나의 이야기를 입힌 것이다.
여행의 출발점은 3층 ‘공항 라운지’였다.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자신만의 여권을 만들고 세계 여러 나라의 국기를 색칠했으며, 대륙별 퀴즈와 포켓볼·드롭스틱 등 스포츠 체험을 하며 본격적인 세계 문화 여행을 시작했다.
이어진 아시아 ZONE에서는 중국을 상징하는 홍등 만들기와 일본 문화를 소재로 한 키캡 키링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오세아니아 ZONE에서는 뉴질랜드를 소재로 한 조개 키링 만들기 체험이 마련돼 참가자들이 각 지역의 문화적 이미지를 손으로 표현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4층 역시 대륙별 특징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아메리카 ZONE에서는 사격과 컬링, 다트 게임 등 신체활동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 체험이 진행됐다. 아프리카 ZONE에서는 참가자들이 함께 ‘킬리만자로 공동 벽화’를 완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한 사람이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참가자가 하나의 그림에 참여하도록 구성하면서 자연스럽게 협력과 공동체 경험을 더했다. 유럽 ZONE에서는 청소년 동아리 ‘금천유스쿠킹’이 운영하는 스콘 꾸미기 체험이 마련돼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번 행사를 단순히 세계 여러 나라를 소개하는 축제로만 볼 필요는 없다. 문화에 대한 이해는 책이나 영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직접 만들고, 먹고, 놀고, 질문하고, 다른 사람과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문화는 더 구체적인 기억으로 남는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이런 경험의 의미가 크다.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나라 이름과 수도를 많이 아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나와 다른 생활방식과 가치, 표현방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금천인페스타’는 놀이와 체험을 매개로 한 생활 속 세계시민 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거창한 강의가 아니어도 된다. 하나의 국기를 색칠하고, 다른 나라를 소재로 한 물건을 만들어 보고, 대륙별 특징을 알아가는 작은 경험들이 쌓이면 청소년은 세계를 바라보는 범위를 조금씩 넓힐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참여 대상을 청소년에게만 한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역주민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면서 청소년시설이 특정 연령대만 이용하는 공간을 넘어 가족과 주민이 공유하는 지역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청소년은 여권을 받고 실제 세계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행사가 꾸며져 있어 특별했다며, 여러 나라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게임도 하면서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자녀와 함께 참여한 한 학부모도 무더운 날씨 속에서 시원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아이와 함께 세계여행을 하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했다며, 앞으로도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지속해 운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반응은 청소년문화시설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청소년시설은 상담이나 교육, 동아리 활동을 제공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 세대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지역사회의 생활문화 거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유럽 ZONE의 스콘 꾸미기 프로그램을 청소년 동아리 ‘금천유스쿠킹’이 맡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청소년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느냐만이 아니다. 청소년이 단순한 참가자에서 기획자와 운영자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행사에 참여하는 경험과 자신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다른 시민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성장 과정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직접 축제를 만들고, 설명하고, 사람을 만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은 기획력과 의사소통 능력, 협업 능력, 책임감을 키우는 실제적인 배움이 된다.
따라서, 앞으로 지역 청소년축제의 경쟁력은 화려한 행사의 규모보다 청소년이 행사 운영의 어느 단계까지 참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청소년은 온라인을 통해 어느 세대보다 빠르게 세계를 접한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다른 나라의 음악과 음식, 패션과 문화를 실시간으로 만난다. 그러나 정보를 많이 접하는 것과 다른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함께 직접 체험하고 대화하는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방구석 세계여행’은 세계화 시대의 문화교육이 반드시 거대한 국제교류 사업으로만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는 점도 보여준다. 동네의 청소년문화의집 하나가 작은 공항이 되고, 몇 개 층의 공간이 여러 대륙을 연결하는 세계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콘셉트를 통해 여행의 거리는 짧았지만, 경험의 범위는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금천청소년문화의집은 이번 ‘금천인페스타’를 통해 청소년과 지역주민들이 무더위를 피해 세계 문화를 체험하고 서로 소통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청소년 자치 조직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다양한 여가문화 프로그램을 지속하여 운영해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성장할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의 청소년정책 역시 이제 ‘청소년에게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청소년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경험하며, 지역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금천인페스타가 보여준 것은 어쩌면 세계여행 자체보다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가능성이다. 지역의 작은 공간에서도 문화와 세대, 청소년과 주민을 연결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배움의 세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