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추천뉴스문화유산2026. 9. 22. 오후 3:23:44

67년 이어온 민속의 무대, 지역의 기억이 오늘의 문화가 되다

농악·농요·탈춤·장례요 등 전국 각지의 생활문화 경연 17개 시·도와 이북 5도 참여해 지역문화의 다양성과 전승 가치 공유

최대식 기자
67년 이어온 민속의 무대, 지역의 기억이 오늘의 문화가 되다
제67회 한국민속예술제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창군 진부면민체육공원에서 열렸으며, 전국 17개 시·도와 이북 5도에서 1,500여 명의 민속예술인이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 강원특별자치도(도지사 우상호), 평창군(군수 심재국)이 주최하고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배영호), 평창군이 주관한 ‘제67회 한국민속예술제’가 지난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민체육공원에서 진행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국민속예술제는 지역별 민속예술을 발굴하고 보존·전승·활용하기 위해 1958년 시작된 국내 최장수 행사 가운데 하나다. 단순히 완성된 공연을 보여주는 경연을 넘어 각 지역에 남아 있는 생활문화와 공동체의 기억을 오늘의 무대로 옮기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경연을 통해 △일반부에서는 ‘달성다사농악’을 보여준 대구광역시 달성다사농악보존회 △청소년부에서는 ‘천안방축골 농악’을 보여준 충청남도 천안방축골 농악보존회가 각각 대상(대통령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 외 일반부 경연 결과는 △전북특별자치도 ‘고창 대산면 만두레 풍장굿’이 최우수상(국무총리상) △경상북도 ‘예천통명농요’, 제주특별자치도 ‘한경농요’, 충청북도 ‘옥천군 청산장례요’가 우수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충청남도 ‘부여 추양리 두레멕이(꽃나부) 풍장’이 우수상(강원특별자치도지사상) △경기도 ‘고양 들소리’가 우수상(국가유산청장상)을 수상했다.

청소년부는 △인천광역시 ‘은율탈춤’이 최우수상(교육부장관상) △대구광역시 ‘비산농악’이 최우수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경상북도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우수상(강원특별자치도지사상) △광주광역시 ‘광산농악’이 우수상(국가유산청장상)을 수상했다.이번 대회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청소년부의 존재다.

전통예술의 지속가능성은 기록을 남기는 것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실제로 춤추고 연주하고 노래하며 몸으로 익히는 다음 세대가 있어야 전통은 살아 있는 문화가 된다. 청소년들이 농악과 탈춤을 직접 연행한다는 사실 자체가 전승의 중요한 과정인 셈이다.

전국 각 지역에서 농악·농요·들소리·탈춤 등 서로 다른 민속예술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민속예술은 중앙에서 하나의 형식으로 만들어진 문화가 아니라, 지역의 노동과 놀이, 의례와 공동체 생활 속에서 형성된 문화이기 때문이다. 한국민속예술제는 이 차이를 비교하고 공유하면서 지역마다 축적된 문화의 다양성을 확인하는 장이 된다.

올해 경연 영상은 오는 10월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현장에서 끝난 경연을 온라인 기록으로 남겨 더 많은 사람이 지역 민속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전승의 방식 역시 확장되고 있다.

민속예술의 보존은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멈춰 세우는 일이 아니다. 지역 사람들이 다시 연주하고, 청소년이 배우며, 새로운 관객이 그것을 만날 때 전통은 현재형 문화가 된다. 

67년간 이어진 한국민속예술제의 의미도 ‘옛것을 보여주는 무대’에 머물지 않는다. 지역의 기억을 발견하고, 기록하고, 다음 세대의 몸과 목소리를 통해 다시 살아 움직이게 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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