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뉴스경제 동향2026. 6. 30. 오후 6:39:44

‘K-치킨벨트 플랫폼’ 공개로 하반기 미식 관광 로드맵 본격 시동

먹거리를 넘어 체험형 지역관광 자산으로 확장 닭요리·전통주·식품명인·글로벌 식품축제까지 연결

최대식 기자
‘K-치킨벨트 플랫폼’ 공개로 하반기 미식 관광 로드맵 본격 시동
농림축산식품부는 6월 29일 올해 하반기 추진할 미식 관광·체험 로드맵 ‘K-미식 여정’을 발표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6월 29일 기자, 인플루언서, 여행업계 관계자 등 60여 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올해 하반기 추진할 미식 관광·체험 로드맵 ‘K-미식 여정(K-Gastronomy Journey)’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K-미식 여정’의 시작으로 지역별 치킨·닭요리 맛집과 인근 관광자원을 연계해 소개하는 ‘K-치킨벨트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의 배경에는 이미 분명한 변화가 있다. 최근 한식과 K-푸드는 단순한 음식의 범주를 넘어 문화 콘텐츠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실제로 식도락 여행을 위해 한국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는 한국이 가진 매력적인 미식 자원과 관광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체험형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음식은 유명하지만, 그 음식을 따라 어디로 가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지까지 설계된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다. 농식품부의 이번 구상은 바로 그 빈틈을 메우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K-치킨벨트 플랫폼’은 한식진흥원 누리집(www.hansik.or.kr)과 네이버 지도 링크(https://naver.me/GLhx6Tm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음식은 더 이상 식탁 위에서만 소비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한 접시의 맛 뒤에 있는 지역의 풍경을 궁금해하고, 한 잔의 술이 태어난 양조장의 공기를 경험하고 싶어 하며, 한 가지 음식이 오랜 시간 어떤 문화와 손맛을 통해 이어져 왔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미식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여행의 이유가 되고, 관광은 더 이상 보는 것을 넘어 맛보고 머무르고 체험하는 일로 확장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하반기 미식 관광·체험 로드맵 ‘K-미식 여정’을 발표하고, 그 첫 단추로 ‘K-치킨벨트 플랫폼’을 공개한 것은 바로 이런 흐름을 정책 차원에서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이다. 음식이 지역으로 가는 길이 되고, 지역이 다시 문화와 경제의 활력을 얻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번에 공개된 ‘K-치킨벨트 플랫폼’은 최근 관광 트렌드인 ‘보는 여행보다 맛보고 경험하는 여행’을 반영했다.

이 플랫폼은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치킨·닭요리 맛집만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명소, 지역축제, 전통시장, 농촌체험휴양마을 등을 함께 연결해 보여 준다. 더 나아가 최적 여행 코스를 제안하고, 이용자가 자신만의 추천 여행 코스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기존의 관광 지도는 대개 공급자가 정한 명소를 보여 주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번 플랫폼은 이용자가 직접 여행을 설계하고 참여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관광의 주도권이 행정기관에서 여행자에게로 더 많이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춘천 닭갈비 1박 2일 코스는 단지 닭갈비집 하나를 찍고 끝나는 방식이 아니다. 은행나무 마을 고구마 캐기 체험, 신북 닭갈비거리, 삼악호수스카이워크, 양조장 전통주 만들기 체험, 청평사, 춘천 낭만시장까지 이어지며 음식과 체험, 풍경과 체류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음식 하나가 지역관광 전체를 열어젖히는 관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결국, 미식 관광의 핵심은 맛집 나열이 아니라, 맛을 매개로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엮어내는 데 있다.

특히, ‘K-치킨벨트 플랫폼’은 대국민 ‘나만의 치킨·닭요리 성지’ 공모 이벤트를 통해 접수된 2,700여 건의 아이디어와 지방정부 추천, 현장 방문 등을 바탕으로 30개의 치킨·닭요리 명소를 선정했다. 이는 기존 관광정책이 흔히 빠지기 쉬운 공급자 중심 선정 방식과는 다른 결을 보여 준다. 

지역의 진짜 매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현장을 사는 주민과 실제로 여행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일 수 있다.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 태백 물닭갈비, 해남 닭코스요리 같은 사례가 포함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번 플랫폼은 ‘누가 정한 맛집’이 아니라, ‘누가 실제로 사랑한 공간인가’를 더 중요하게 본 것이다.

여기서 닭요리를 첫 번째 주제로 선택한 것도 전략적이다. 한국식 치킨은 해외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한식 메뉴 1위로 꼽힐 만큼 대중성과 국제적 인지도가 높다.

다시 말해, K-치킨은 이미 해외 소비자에게 친숙한 진입점이다. 농식품부는 이 익숙한 메뉴를 지역의 골목 상권, 관광자원, 체험 콘텐츠와 연결함으로써 ‘유명한 음식’이 ‘지역을 찾게 만드는 이유’가 되도록 설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치킨 소비를 늘리려는 정책이 아니라, 한식의 글로벌 인지도를 지역관광과 지역경제의 동력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추진할 미식 관광·체험 로드맵 ‘K-미식 여정’을 발표하는 송미령 장관

 

농림축산식품부는 ‘K-치킨벨트’를 시작으로 하반기 전체를 아우르는 미식 관광·체험 로드맵 ‘K-미식 여정’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그 구성은 맛, 축제, 힐링이라는 세 축으로 짜였다. 

먼저 ‘맛(TASTE)’ 축에서는 7월 ‘K-치킨벨트’ 명소 방문 및 추천 코스 제안 이벤트가 열린다. 8월에는 찾아가는 양조장 투어 코스를 통해 우리 술의 역사와 가치를 배우고 직접 만들고 마셔보는 오감 만족 여행을 제안한다. 

9월에는 대한민국식품명인과 함께하는 미식 투어가 마련돼, 전통 장류와 김치 등 전통 식품을 직접 만들고 맛보는 체험이 이어진다. 이 흐름은 단순히 먹는 행위를 넘어, 음식이 탄생하는 과정과 기술, 문화적 의미까지 함께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식 관광이란 결국 혀의 만족에만 그치지 않고, 손과 눈, 귀와 기억까지 함께 움직이는 경험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축제(PLAY)’ 축도 눈에 띈다. 10월 23일부터 11월 20일까지 약 한 달 동안 국·내외 소비자와 관광객, 바이어가 함께하는 글로벌 식품 축제 ‘K-푸드 페스타’가 열린다. 이 기간에 한식 페스타, 푸드위크코리아, 우리 술 대축제, 김치 페스티벌 등이 차례로 이어진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한식 페스타는 한식을 단지 먹는 문화가 아니라, 이야기와 해석의 대상, 국가 문화자산의 일부로 끌어올리는 장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코엑스에서 열리는 푸드위크코리아는 전통 식품뿐 아니라, 푸드테크까지 포괄하며 식품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조망하게 한다. 이는 K-푸드가 전통과 산업, 문화와 기술을 동시에 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힐링(STAY)’ 축에서는 7월부터 12월까지 농촌에 머물며 지역 농특산물과 음식을 체험하는 농촌 힐링 스테이가 운영된다. 농촌체험마을을 방문해 자연경관과 지역 식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그램은 미식 관광이 도시의 유명 맛집 순례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의 생산지와 생활 공간으로 더 깊게 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지역의 음식은 결국 그 지역의 자연과 노동, 계절과 공동체에서 나온다. 따라서, 먹거리의 진짜 가치를 이해하려면 생산지와 생활 문화를 함께 경험하는 체류형 여행이 중요해진다.

송미령 장관은 “K-푸드와 한식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만큼 농림축산식품부는 K-치킨벨트를 시작으로 지역의 다양한 식문화와 관광을 연계한 콘텐츠를 지속해 발굴·육성할 계획”이라며, “하반기 준비하고 있는 K-미식 여정도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에 있는 만큼 국내외 관광객께서 많이 즐겨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런 플랫폼과 로드맵이 일회성 홍보를 넘어 실제 여행자의 동선과 소비, 지역 상권의 변화로 이어지게 하려면 운영의 지속성과 콘텐츠의 정교함이 뒤따라야 한다.

한국의 음식은 이미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관심이 서울 몇 곳의 유명 식당에만 머무르지 않게 하고, 전국의 골목과 시장, 농촌과 양조장, 명인의 작업장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일이다. 

맛을 따라 떠난 여행이 결국 지역의 문화를 만나고, 그 문화가 다시 지역 경제를 살리는 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K-미식 여정’은 단순한 관광 프로그램이 아니라, 새로운 지역 활성화 모델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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