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네트워크뉴스사회일반2026. 9. 21. 오후 3:40:56

수원의 치킨, 도시의 역사와 만나다

익숙한 치킨에 지역의 장소와 이야기를 더해 관광 콘텐츠로 확장 통닭거리·화성행궁·국궁 체험 잇는 ‘K-헤리티지 미식여행’ 운영

이도선 기자
수원의 치킨, 도시의 역사와 만나다
수원 팸투어에서는 치킨 만들기, 통닭거리 탐방, 화성행궁 관광 등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해 음식과 지역문화를 함께 경험하도록 했다

수원의 치킨이 한 끼 식사를 넘어 도시를 여행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와 한식진흥원(이사장 이규민)은 18일 수원시 일원에서 기자단과 수원시 서포터즈 등을 대상으로 ‘2026 K-치킨벨트 수원 미디어·기자단 팸투어’를 열고, 치킨과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결합한 미식관광 콘텐츠를 선보였다.

K-치킨벨트는 지역의 음식과 관광자원을 연결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는 ‘K-미식벨트 조성’ 사업의 하나다. 정부와 한식진흥원은 올해 6월 국민 추천을 받아 전국 30개 지역의 숨은 치킨 맛집과 닭요리 특화거리, 관련 이야기를 담은 K-치킨벨트 지도를 개발·공개했다.

이 가운데 수원·춘천·구미·제주 4개 지역에서는 지역별 치킨과 닭요리의 특성을 관광 콘텐츠와 결합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 팸투어는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이 함께 참여해 음식과 역사도시의 자산을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연결했다. 참가자들은 국립농업박물관에서 ‘나만의 치킨 만들기 클래스’를 체험한 뒤 수원 통닭거리를 둘러보고, 화성행궁을 방문하며 수원의 음식문화와 역사적 공간을 함께 경험했다.

현재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운영 중인 수원 K-치킨벨트 관광상품의 주제는 ‘수원 K-헤리티지 미식여행’이다. 치킨 만들기와 시식에 국궁 체험, 성곽 걷기 등을 결합했다. 여행객이 유명 음식점을 방문해 음식을 먹고 떠나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지역의 문화유산까지 경험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미식관광에서 음식은 목적지이면서 동시에 도시를 이해하는 입구가 될 수 있다. 같은 치킨이라도 어디에서 만들어지고, 어떤 거리와 역사 속에서 소비됐는지에 따라 관광 콘텐츠는 달라진다. 지역 음식에 장소와 이야기를 결합하려는 K-미식벨트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익숙한 치킨을 지역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낯선 전통음식만으로 지역 미식을 설명하는 대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에서 출발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로 관심을 확장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러한 관심을 실제 체류와 소비로 이어가는 것이다. 한 곳에서 치킨을 먹는 데 그치지 않고 박물관과 전통시장, 문화유산, 체험 프로그램 등을 함께 방문한다면 관광객의 이동 범위와 체류시간이 넓어지고 지역 내 소비 역시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

김보석 한식진흥원 미래사업추진팀장은 “치킨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음식이지만, 지역마다 그 맛과 이야기가 다르다”라며 “수원의 치킨과 관광자원을 국내외에 알리고 K-미식벨트를 통해 한식의 다양성을 소개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미식관광의 경쟁력은 ‘무엇이 맛있는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음식을 먹기 위해 왜 그 도시까지 가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수원의 통닭과 화성행궁, 성곽과 체험을 하나의 여행으로 묶는 시도는 음식 한 접시를 도시의 역사와 공간을 읽는 콘텐츠로 확장한다. 

K-푸드의 다음 과제도 유명한 메뉴를 더 많이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음식이 지역에서 더 오래 머물게 하는 이유가 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이도선
이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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