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와 인공지능(AI)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교육환경에서 미래의 교육격차와 소외를 어떻게 미리 발견할 것인가.
건국대학교 교육데이터과학연구소(소장 이현숙 교육학과 교수)가 향후 6년간 방대한 교육·사회 데이터를 활용해 교육위기를 예측하고, 유아부터 평생학습자까지 아우르는 포용적 교육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건국대학교 교육데이터과학연구소는 한국연구재단의 ‘2026년도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에 선정돼 ‘인간-AI 공생 시대의 교육 난제 해결을 위한 생애주기별 포용적 교육생태계 구축 연구’를 수행한다.
이번 연구가 주목하는 것은 하나의 교육 문제가 아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AI·디지털 교육격차, 학습자의 발달 변화, 제도의 적응 문제 등 여러 변화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교육의 난제가 서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연구소는 이를 △공간적·구조적 위기 △인지적·발달적 위기 △제도적 위기 △사회적 위기 등 네 영역으로 구분해 분석할 계획이다. 교육학을 중심으로 통계학, AI, 학습과학을 연계하고 교육정책 자료와 다양한 학습자 데이터를 활용한다.
특히, 학령인구 변화 예측과 AI·디지털 교육환경 격차 분석, ‘교육과정 사막’ 지도화, 학교 소멸 위험도 예측 등을 통해 교육지원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과 학습자를 사전에 찾아내는 데 무게를 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육정책의 시간을 앞당기려는 시도다. 지금까지 많은 교육정책이 격차나 소외 문제가 드러난 뒤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연구는 데이터를 활용해 위험 신호를 사전에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패널데이터와 인구·행정·지역·시공간 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를 연계해 분석한다. 장기적으로는 유아교육에서 학교 교육, 성인과 평생교육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학습데이터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인간과 AI가 함께 학습하는 협력모델 개발도 연구 범위에 포함된다. AI를 교사 대체나 학생의 과제를 대신 수행하는 기술로만 보지 않고, 인간의 판단과 학습을 보완하는 교육적 협력자로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탐구하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접근은 ‘포용적 교육’의 범위를 넓힌다. 포용은 이미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지원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누가 앞으로 교육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은지, 어느 지역의 교육 기회가 먼저 약화될지를 예측해 지원하는 것까지 포함할 수 있다.
이현숙 교육데이터과학연구소장은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새로운 교육환경에서 발생하는 난제를 데이터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연구 거점으로 성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AI를 교육의 새로운 도구로 도입하는 데만 있지 않다. 인구 감소와 지역 격차, 디지털 전환이라는 복합적 변화를 하나의 데이터 체계에서 읽고, 교육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인간-AI 공생 시대의 교육 경쟁력은 더 많은 기술을 교실에 넣는 것보다, 그 기술과 데이터를 이용해 누구도 교육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얼마나 일찍 발견하고 지원할 수 있는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