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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투데이 뉴스]
시니어투데이 뉴스추천뉴스2026. 3. 20. 오후 3:42:31

등대를 바라보라

박시우 작가
등대를 바라보라

때로 우리는 인생의 길 위에서 방향을 잃을 때가 있다.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눈앞이 흐려지고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게 되는 때와 마주하기도 한다. 익숙하던 길은 낯설어지고, 마음속에는 막막함이 차오르며, 절망의 그림자가 조용히 드리워져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그 순간 사람은 쉽게 흔들린다. 무엇이 옳은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지금 멈춰야 하는지 아니면, 더 나아가야 하는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워진다. 혼란은 단순히 길을 보지 못하는 상태가 아니라, 마음의 중심까지 잃어버리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두려움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바짝 차리는 일이다. 혼란 속에서는 감정이 기준이 되기 쉽고, 불안이 판단을 대신하기 쉽다. 하지만, 불안은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두려움은 우리를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밀어 넣을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멈추어 서서 스스로 물어야 한다. 지금 내가 붙들어야 할 기준은 무엇인가. 내가 흔들려도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나를 다시 바로 세워 줄 수 있는가.
인생에서 기준은 매우 중요하다. 기준이 없는 사람은 상황에 따라 흔들리고, 감정에 따라 떠밀리며, 순간의 유혹이나 두려움에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이 분명한 사람은 거센 바람이 불어도 완전히 길을 잃지는 않는다. 잠시 흔들릴 수는 있어도 끝내 무너지지 않는다. 기준은 인생의 중심이며, 혼란 속에서 방향을 바로잡게 하는 축이다. 그 기준을 눈앞에 선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이 바로 등대다.

등대는 배를 대신 움직여 주지는 못한다. 풍랑을 없애 주지도 못하고, 어둠을 완전히 거두어 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등대는 한 가지 분명한 역할을 한다. 어디가 위험한지,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를 묵묵히 알려 준다. 

거센 파도 속에서도, 짙은 안개 속에서도, 밤의 어둠 속에서도 등대는 자기 자리를 지키며 빛을 보낸다. 그 빛은 화려하지 않지만 분명하고, 요란하지 않지만 확실하다. 그래서 길을 잃은 배는 등대를 보며 다시 항로를 바로잡는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인생의 바다는 늘 잔잔하지 않다. 때로는 예기치 못한 실패가 몰아치고, 때로는 사람에게 상처받기도 하며, 때로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짙은 안개처럼 시야를 가리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황이 즉시 좋아지기를 바라는 조급함이 아니라, 끝까지 붙들 수 있는 기준이다. 그리고 그 기준은 마치 등대처럼 어둠 속에서 더욱더 또렷해진다. 평안할 때는 그 소중함을 잘 모르지만, 흔들릴 때일수록 우리는 비로소 그 기준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등대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빛을 비추기 때문만이 아니다. 등대는 자기 자리를 떠나지 않기 때문에 중요하다.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목적을 위해 빛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다. 인생의 기준도 마찬가지다. 참된 기준은 상황에 따라 바뀌지 않고, 기분에 따라 흔들리지 않으며, 유불리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지 않는다. 

진리, 양심, 신념, 믿음, 사명과 같은 것들이 바로 그런 기준이 된다. 사람은 이 기준을 붙들 때 비로소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길을 잃었다는 사실 자체가 끝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내가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왔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순간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순간 등대와 같은 기준을 다시 발견한 사람은 이전보다 더 단단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둠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바라볼 빛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파도가 없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파도 속에서도 놓치지 않을 방향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때로 우리는 길을 잃는다. 그러나 기준까지 잃어버릴 필요는 없다. 앞이 막막하고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울수록, 우리는 더 분명한 눈으로 등대를 바라보아야 한다.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붙들고 한 걸음씩 나아갈 때, 길은 다시 열릴 것이다. 등대는 우리 대신 항해하지 않지만, 우리가 끝내 길을 잃지 않도록 빛으로 서 있다. 그리고 그 빛을 바라보는 사람은 결국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박시우 작가
박시우 작가
psy@newsnetp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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