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21일 열린 BTS 공연의 영향으로 광화문 인근 주요 점포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라고 밝혔다. GS25가 광화문 인근 5개 점포를 분석한 결과, 직전 같은 요일인 3월 14일과 비교해 매출은 233.1%, 방문 고객 수는 18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연장 이동과 가장 가까운 점포는 매출이 최대 378.4%까지 오르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소비는 매우 구체적이었다. 공연 관람객들이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현장에 모이면서, 식사와 간식, 음료 수요가 집중됐다. 김밥, 주먹밥, 샌드위치, 빵류 같은 간편 먹거리 매출이 크게 늘었고, 생수와 커피 음료, 스낵, 우유 같은 상품도 함께 상승했다.
그러나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장시간 야외 대기를 반영한 실용 상품의 폭증이다. 핫팩, 보조배터리, 건전지 매출이 급격히 뛰었고, 교통카드 수요까지 늘었다. 이는 관람객들이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현장 체류에 필요한 조건을 즉석에서 보완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장면에서 읽어야 할 것은 숫자 그 자체보다 소비의 성격 변화다. 편의점은 오랫동안 가까운 거리에서 간단한 물건을 빠르게 사는 공간으로 이해됐다. 그러나 공연이나 축제, 스포츠 경기처럼 사람이 대규모로 모이는 현장에서는 그 역할이 훨씬 입체적으로 바뀐다.
식사 공간이 부족한 곳에서는 즉석 식당이 되고, 추운 날씨 속에서는 방한 거점이 되며,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지는 순간에는 사실상 관람 경험을 이어 주는 기술 지원 지점이 된다. 다시 말해 편의점은 ‘소매점’이면서 동시에 ‘현장 운영의 보조 인프라’가 되는 셈이다.
특히, 공연 문화가 점점 더 ‘오래 머무는 경험’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팬들은 공연이 시작하는 시간에 맞춰 잠시 하는 소비자가 아니다. 이들은 좋은 자리를 확보하고, 현장의 분위기를 먼저 즐긴다. 그리고, 다른 팬들과 교류하며, 아티스트와 관련된 상징물을 소비하는 하나의 참여 집단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상품 공급이 아니라, 기다림의 시간을 견디게 해 주는 생활 지원이다. 핫팩과 생수, 김밥과 보조배터리가 많이 팔렸다는 사실은 공연 경제가 거창한 굿즈 판매나 티켓 수익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공연의 주변부로 보이던 팬들의 일상 소비가 사실은 공연의 전체 경험을 떠받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아티스트와 연결된 상품 소비 역시 흥미롭다. BTS 진이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하이볼 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고, 키링(key ring)과 향수 같은 기획 상품이 별도 기념 소비로 이어진 것은 팬덤 경제의 구조를 다시 보여 준다.
오늘의 팬덤(fandom)은 단순한 관람 집단이 아니다. 그들은 공연을 보러 오는 동시에 기억을 남기고, 상징을 수집하며, 자신이 참여한 시간을 소비로 기록한다. 따라서, 공연장 인근 상권에서 벌어지는 소비는 기능적 구매와 감정적 구매가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적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
GS25가 이번 공연 기간 점포가 단순한 구매 공간을 넘어 ‘현장 편의 거점’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대형 행사 현장에서는 화장실, 식사, 방한, 충전, 이동, 대기라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가 관람 만족도를 크게 좌우한다. 이때 가까운 편의점 하나가 그 불편을 상당 부분 흡수한다면, 그 점포는 사실상 공연 생태계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즉, 편의점은 더 이상 주변 시설이 아니라, 대형 문화행사의 경험을 완성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도시가 대형 문화행사를 맞이할 때, 주변 상권과 생활 인프라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관람객이 몰릴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화려한 이벤트보다 기본적인 편의의 안정적 제공이다. 이런 점에서 편의점은 작지만 가장 즉각적으로 작동하는 도시 서비스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공연이 도시를 움직이고, 편의점이 그 움직임을 실질적으로 받쳐 주는 구조가 이미 형성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