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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코리아 뉴스]
타임즈코리아 뉴스특집2026. 3. 12. 오후 7:10:01

교육복지의 본질은 결국 교실에 있다

윤상필 기자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 사무국장)
교육복지의 본질은 결국 교실에 있다
백종헌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 장면

 교육복지라는 말은 언제나 선한 의도를 품고 있다. 아이를 더 세심하게 돌보겠다는 뜻이고, 학교가 감당하지 못했던 사각지대를 더 촘촘히 메우겠다는 약속이며, 교육이 단지 지식 전달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조건까지 책임지겠다는 사회적 선언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늘봄학교’나 ‘학생맞춤통합지원’ 같은 정책은 출발점만 놓고 보면 분명 시대의 요구에 대한 응답이다. 아이들의 삶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가정과 지역, 학교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이 커지는 현실에서 교육과 복지를 더 긴밀히 연결하겠다는 방향 자체를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언제나 방향이 아니라 방식에서 생긴다. 지난 1월 20일 부산 금정구 백종헌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가 의미를 갖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의원을 비롯해 대한초등교사협회 김학희 회장과 정책국장, 사무국장, 부산교육발전위원회 엄지아 회장과 임원진, 뉴스네트워크 이도선 조직위원장,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 윤상필 사무국장 등이 참석해 교육 환경 개선과 지역 교육 발전을 위한 의견을 나누었다. 

중요한 것은 이 자리가 특정 정책에 대한 단순한 찬반을 이야기하는 장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 간담회는 아이들을 위한 정책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떤 얼굴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자리였고, 그 점에서 훨씬 더 본질적인 논의의 장이었다.

정책은 종종 이름만으로도 정당성을 확보하기도 한다. “학생맞춤”, “통합지원”, “늘봄”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반대하기 어려운 가치들을 품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정책의 명분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로 누구에게 어떤 부담과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는가 하는 점이다. 

학생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정책이 정작 교사에게 더 많은 행정업무를 떠안기고, 학교를 교육의 공간이 아니라, 끊임없는 업무 처리의 공간으로 바꾸기 시작한다면, 그 정책은 출발의 선의와는 다른 결과를 낳게 된다. 이때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교실의 본질이다.

교육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교사가 아이의 눈을 보고, 아이의 이해 속도를 살피고, 질문을 듣고, 그날의 표정을 읽으며 수업을 이끌어 갈 수 있어야 교육은 살아 있는 일이 된다. 

그런데 교사가 수업 외의 행정적 요구와 각종 조정 업무, 보고 체계, 협력 절차에 지나치게 묶이기 시작하면 교실은 조금씩 그 생동감을 잃게 된다. 수업이 시간표 안에는 남아 있을진 몰라도, 그 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준비와 집중의 힘은 점차 소진될 수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교사들이 말하는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교육복지의 본질”이라는 주장은 단순한 하소연이 아니다. 그것은 교육정책의 우선순위를 다시 묻게 하는 매우 근본적이고도 책임 있는 문제 제기다.

오늘날 우리는 교육복지를 자꾸 ‘더 많은 사업’의 언어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무엇을 더 지원할 것인가, 어떤 프로그램을 더 만들 것인가, 어떤 조직을 더 확장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물론 필요한 사업은 개발하고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복지는 사업의 숫자로 평가될 일이 아니다. 오히려 더 본질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그 정책과 사업이 실제로 교실을 더 좋게 만들고 있는가. 교사가 더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가. 학생이 더 깊이 배우고 더 안정적으로 돌봄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는가. 학부모가 더 신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가. 만약 이에 대한 대답이 분명하지 않다면, 그 정책은 그 이름과 달리 현장에서 또 다른 피로와 분산을 낳는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어떤 정책을 하느냐보다, 그 정책이 본질에 얼마나 충실하냐는 점이다.
교육부가 맡아야 할 일과 보건복지부가 맡아야 할 일, 학교가 감당해야 할 역할과 지역사회가 함께해야 할 역할을 아주 정교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 복지가 만나는 지점이 많아질수록 더욱 필요한 것은 기능의 확대가 아니라, 역할의 세밀한 배분이다. 누구나 좋은 일을 하겠다고 나설 수는 있다. 그러나 좋은 뜻이 많다고 좋은 구조가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역할이 불분명할수록 현장은 더 많은 혼선과 중복, 책임 전가에 시달릴 수 있다. 결국, 아이들에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길은 각 기관이 자기 존재를 확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의 기능을 가장 효율적으로 나누는 방식 안에서 찾아야 한다.

백종헌(맨 앞)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 참여자들

학교가 모든 문제를 떠안는 만능 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가 해야 할 가장 본질적인 일은 가르치는 일이며, 배움이 왕성하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는 일이다. 복지는 그 본질을 돕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교육정책이 학교에 더 많은 과제를 얹는 방식으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 학교가 더 잘 가르칠 수 있도록 만들고, 교사가 더 깊이 수업할 수 있도록 만들며, 학생이 더 안정적으로 배우고 자랄 수 있도록 만드는 방향이어야 한다. 그것이 교육과 복지가 만나는 가장 건강한 방식이다.

이번 간담회가 던진 문제의식은 그래서 가볍지 않다. 정책은 늘 좋은 이름을 가지고 등장하지만, 학교는 그것을 이름이 아니라, 구조로 기억한다. 현장은 취지보다 작동 방식을 더 분명히 경험한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교육사업의 선언이 아니라, 이미 시행되었거나 시행 중인 정책들이 교실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과 점검이다. 

행정은 늘어났는데 수업은 더 좋아졌는가. 지원은 많아졌는데 교사의 교육 집중도는 더 높아졌는가. 조직은 확대되었는데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하는 도움은 더 분명해졌는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교육복지라는 이름 아래 본질과 멀어지는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윤상필 기자
윤상필 기자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 사무국장
herei6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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