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코리아 로고타임즈코리아

뉴스네트워크
홈공지내용설문최신기사인기기사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건강
교육
산업
오피니언

타임즈코리아

서비스

공지사항Q&AFAQ

문의/접수

기사제보고객센터제휴문의

약관

이용약관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

경제

경제동향기업경영

사회

사회일반복지환경

문화

공연전시문화유산도서

과학기술

과학일반IT바이오

건강

제약의료

교육

교육일반학교

산업

산업동향생활유통

오피니언

칼럼기고
© 2026 타임즈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타임즈코리아기사
[타임즈코리아 뉴스]
타임즈코리아 뉴스뉴스2026. 3. 24. 오전 11:02:22

작은도서관을 살리는 힘은 결국 지역의 손에서 나온다

지역 기관의 참여가 문화 생태계를 더 튼튼하게 조성 금천문화재단과 금천신협의 기부가 보여 준 생활 독서문화의 가능성

윤상필 기자
작은도서관을 살리는 힘은 결국 지역의 손에서 나온다
금천신용협동조합이 금천문화재단에 작은도서관 프로그램 확대를 위한 기부금을 전달 서영철(좌) 금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이정석(우) 금천신협 상임이사

도서관은 책이 있는 곳이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사람이 머무는 곳이어야 한다. 특히, 작은도서관은 규모의 크기로 존재 의미를 증명하는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집 가까운 거리에서 주민이 자연스럽게 드나들고, 아이와 어른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책을 매개로 일상의 관계를 쌓아 가는 생활문화의 거점이라는 점에서 더 큰 가치를 지닌다. 

이런 점에서 금천문화재단과 금천신용협동조합이 함께한 작은도서관 프로그램 확대 지원은 단순한 기부 소식을 넘어, 지역사회가 어떻게 독서문화를 함께 키울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반가운 사례라다.

금천문화재단은 금천신용협동조합과 함께 ‘작은도서관 프로그램 확대를 위한 기부금 전달식’을 열고, 공립작은도서관의 독서문화와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고 밝혔다. 전달식은 20일 오전 금천신용협동조합 본점에서 진행됐으며, 금천신용협동조합은 금천문화재단에 총 600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 기부금은 공립작은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주민 참여형 독서문화 프로그램에 활용될 예정이다.

금천문화재단은 현재 금천구립도서관 4곳과 공립작은도서관 12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기부금은 그중에서도 작은도서관 중심의 생활밀착형 독서문화 확산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는 참새작은도서관 독서문화 프로그램 운영, ‘북쉐프와 함께하는 책볶음밥’ 연계 후속 프로그램 지원, 공립작은도서관 ‘오픈라이브러리데이’ 운영 등에 쓰일 예정이다. 재단은 “이를 통해 작은도서관이 단순한 책 대출 공간을 넘어 주민이 일상적으로 모이고 소통하는 생활밀착형 커뮤니티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라고 밝혔다.

오늘날 독서문화는 더 이상 책을 많이 읽는가 적게 읽는가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책이 삶의 가까운 자리에서 어떻게 다시 사람과 연결되는가이다. 대형 도서관이 정보와 자료의 중심이라면, 작은도서관은 관계와 생활의 중심이 될 수 있다. 멀리 찾아가는 문화시설이 아니라, 동네 안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문화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은도서관은 물리적으로 작아도 지역사회 안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전혀 작지 않다.

특히 이번 사례는 지역 금융기관이 문화 기반 조성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역사회는 행정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학교와 복지기관, 문화시설, 상공인과 금융기관, 주민 조직이 함께 책임을 나눌 때 비로소 살아 있는 공동체가 된다. 이런 점에서 금천신용협동조합의 기부는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 인프라는 지역이 함께 키워야 한다는 공공적 인식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역 금융기관이 지역 주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문화공간을 지원했다는 사실은 금융의 역할 역시 경제적 기능을 넘어 공동체적 책임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프로그램의 방향이다. 독서문화 프로그램이 단순히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데서 머무르지 않고, ‘책볶음밥’ 같은 체험형 프로그램이나 ‘오픈라이브러리데이’처럼 참여형 행사로 확장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독서는 조용한 개인 활동이기도 하지만, 오늘의 지역문화 안에서는 함께 만들고 경험하는 과정으로 넓어질 필요가 있다. 그래야 도서관이 조용한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생활 속에서 다시 선택받는 공간이 될 수 있다. 특히, 아이와 가족, 주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작은도서관을 세대 간 연결의 장으로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사실 많은 지역에서 작은도서관은 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안고 있었다. 가까이에 있어 접근성은 좋지만, 예산과 인력, 프로그램 운영 역량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작은도서관이 진정한 생활문화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단지 공간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속적인 프로그램 기획, 주민 참여 확대, 지역 기관과의 협력 구조가 함께 필요하다. 이번 기부는 바로 그 부족한 연결고리를 메우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적지 않은 금액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기부가 작은도서관을 ‘살아 움직이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쓰인다는 점이다.

서영철 금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이번 기부를 두고, 지역 금융기관이 문화 기반 조성에 함께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문화는 거창한 행사나 대형 시설만으로 자라지 않는다. 오히려 동네 안의 작은 공간 하나가 제대로 살아날 때, 지역의 문화적 체온은 더 높아진다. 작은도서관은 이런 의미에서 지역의 독서문화와 공동체 감각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기반이다.

좋은 지역은 큰 건물이 많은 곳이 아니라, 작은 공간들이 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작은도서관도 마찬가지다. 책장이 있다고 해서 도서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이 만나고 이야기가 오가며 문화가 일상으로 스며들 때 비로소 도서관은 살아난다.

금천문화재단과 금천신용협동조합의 이번 협력은 바로 그 가능성을 보여 준다. 지역의 금융기관이 문화의 토양을 함께 가꾸고, 문화재단이 그 자원을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구조는 건강한 지역문화의 한 모델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지원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작은도서관이 실제로 주민의 생활 속에 더 깊이 뿌리내리는 계기가 되는 일이다.

작은도서관은 작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 멀리 가지 않아도 만날 수 있고, 거창하지 않아도 오래 머물 수 있으며,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동네의 문화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의 독서문화는 큰 구호가 아니라, 이런 작은 공간을 얼마나 정성껏 살려내느냐에서 시작된다. 

윤상필 기자
윤상필 기자
ysp@newsnetpl.com

인기 기사

인기 기사가 없습니다.

더 많은 기사가 추가되면 인기 기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댓글

익명 댓글은 지원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