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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코리아 뉴스]
타임즈코리아 뉴스추천특집2026. 3. 17. 오후 2:20:17

이 시대의 청빈이란

박시우 작가
이 시대의 청빈이란

오늘을 사는 많은 사람은 크고 작은 스트레스 속에 놓여 있다. 일의 무게, 관계의 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우리를 짓누른다. 그러나 그 모든 스트레스의 밑바닥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자주 마주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욕심이고, 다른 하나는 이기심이다.

욕심은 더 가지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돈, 인정, 사랑, 성과, 소유, 지위 등 삶을 둘러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사람은 지금 가진 것보다 더 많이 움켜쥐고 싶어 한다. 문제는 욕심이 결코 채워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하나를 얻으면 둘을 원하고, 둘을 가지면 셋이 부족해 보인다. 

욕심은 결핍에서 생기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만족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질 때 커진다. 많이 가져야 안심할 수 있고, 더 높이 올라가야 비로소 괜찮다고 느끼는 마음은 결국 자신을 쉼 없이 몰아붙인다. 만족의 기준이 높아질수록 욕심은 커지고, 욕심이 커질수록 마음은 더 가난해진다.

이기심도 마찬가지다. 이기심은 단순히 자신을 돌보는 마음이 아니다. 그것은 기준이 지나치게 ‘나’에게만 쏠려 있는 상태다. 어떤 선택을 할 때 타인의 형편이나 고통, 권리보다 내 이익과 내 편의를 앞세우는 태도다. 쉽게 말해 “남보다 내가 먼저”라는 생각이 삶의 습관이 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세상이 언제나 내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내 기대에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나고, 내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과 마주할 때 사람은 불편을 넘어서 깊은 스트레스를 느낀다. 결국 이기심은 타인을 괴롭히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지치게 한다.

욕심과 이기심이 삶을 어지럽히는 시대에 우리가 다시 떠올려야 할 가치가 있다. 바로 청빈이다. 청빈은 흔히 가난과 혼동되지만, 둘은 다르다. 가난이 경제적 상태를 가리킨다면, 청빈은 삶의 태도를 말한다. 청빈은 많이 가지지 못한 처지가 아니라, 많이 가지지 않아도 흐트러지지 않는 품위다. 

마음은 맑게 지키고, 생활은 검소하게 다스리며, 물질에 끌려가지 않고 절제 속에서 자신을 세우는 삶, 그것이 청빈이다. 청빈한 삶은 거창하지 않다. 사치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가지려는 태도, 돈보다 양심과 품위를 더 귀하게 여기는 마음, 소박하지만 단정하고 흐트러지지 않은 생활이 곧 청빈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청빈은 결핍의 미화가 아니라, 욕망의 절제다. 궁핍을 견디는 불행한 상태가 아니라, 불필요한 욕망에 끌려다니지 않는 자유의 상태다. 어떤 이는 물질문명이 정점에 이른 시대에 청빈을 말하는 것은 너무 낡고 비현실적이지 않으냐고 말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그래서 청빈은 더 절실하다. 넘침 속의 결핍, 풍요 속의 불안이야말로 오늘 시대의 병이기 때문이다. 기업도 이제는 성장만이 아니라 ESG를 말한다.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윤리적 기준이 경영의 핵심 가치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의 삶에도 시대에 맞는 윤리와 절제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무조건 더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가지고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묻는 태도, 그것이 오늘의 청빈이어야 한다. 이 시대의 청빈은 산속에 들어가 세속을 끊는 일이 아니다. 도시 한복판에서도 가능하다. 

많이 소비할 수 있어도 절제할 줄 아는 것, 남보다 앞서는 데 몰입하기보다 함께 살아갈 길을 생각하는 것, 가진 것으로 자신을 과시하기보다 삶의 품위를 지키는 것, 바로 그런 태도가 오늘의 청빈이다. 청빈은 시대를 거스르는 낡은 덕목이 아니라, 시대를 바로 세우는 새로운 기준이다.

스트레스가 넘치는 시대일수록 삶을 지탱하는 것은 더 많은 소유가 아니라, 더 분명한 기준이다. 욕심을 줄이고, 이기심을 다스리고, 맑은 마음과 절제된 생활을 지키는 것, 이것이야말로 혼란한 시대를 여유롭게 건너는 가장 단단한 힘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이 가지는 기술이 아니라, 덜 휘둘리며 사는 지혜다. 그 지혜의 이름이 바로 청빈이다.

박시우 작가
박시우 작가
psy@newsnetp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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