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생명의 계절이지만, 우리 산림에는 가장 위태로운 계절이기도 하다. 바람은 강해지고, 대기는 건조해지며, 작은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산 전체를 집어삼킬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봄철이다. 특히, 최근의 산불은 단순한 계절성 재난을 넘어, 기후 조건의 악화와 인간의 부주의가 결합해 더 크고 더 빠르게 번지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점에서 산림청(청장 박은식)이 ‘대형산불 특별대책 기간’에 맞춰 현장 기동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계도 활동이 아니라, 재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대응이다. 산림청은 3월 14일부터 4월 19일까지를 ‘대형산불 특별대책 기간’으로 운영하며, 산불 예방을 위한 기동 단속과 현장 중심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3월 7일부터 시작된 기동 단속은 3주째 이어지고 있으며, 산림 인접 지역의 소각 행위와 입산통제구역 무단 입산을 중심으로 산불 유발 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찾아 영농부산물 소각 금지 등 산불 예방 수칙을 안내하고, 산림과 가까운 지역의 화목보일러 운영 실태를 살피는 등 단속과 홍보, 현장점검을 병행하고 있다. 위반행위가 적발되면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특별사법경찰에 인계하는 등 엄정 조치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이 같은 대응은 일정한 효과를 보인다. 올해 3월 19일 기준 전국 산불 발생 건수는 179건으로, 최근 10년 평균인 197건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산림청은 영농부산물 소각 단속과 화목보일러 점검 등 적극적인 현장 예방 활동이 실제로 산불 발생 억제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이 끝나는 5월 15일까지 기동 단속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산불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재난이 아니다. 상당수 산불은 사람의 손에서 시작된다. 논·밭두렁을 태우는 오래된 관행,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입산통제구역을 가볍게 여기는 안일함, 점검되지 않은 화목보일러 같은 일상적 부주의가 결국 산림을 위협한다. 산불 대응에서 중요한 요건은 불이 나기 전 발생할 위험 요인을 생활 속에서 끊어내는 데 있다.
산림청의 이번 기동 단속은 바로 그 지점을 겨냥하고 있다. 산불은 발생한 뒤 신속하게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생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한번 번진 불길은 산림뿐 아니라 인명, 주택, 농경지까지 가리지 않기에 지역공동체 전체를 위협한다.
더구나 강풍과 건조한 날씨가 겹치면 초기 진압조차 쉽지 않다. 결국 현장 단속과 예방 홍보, 주민 대상 안내와 시설 점검을 촘촘히 이어 가는 방식은 산불 행정을 사후 대응 중심에서 사전 차단 중심으로 옮겨 가려는 시도다.
산불 예방에서는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공적 경계다. 불씨 하나가 산을 태우고 마을을 위협할 수 있기에 소각 금지와 출입 통제는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조치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한 책임의 기준이 된다. 다시 말해, 봄철 산불 대응에서 단속은 불편을 주는 행정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행정이다.
동시에 이것은 시민 의식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무리 단속을 강화해도 모든 현장을 행정이 일일이 감시할 수는 없다. 결국 산불 예방은 주민 한 사람, 입산객 한 사람의 인식 변화가 함께 따라야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함이 가장 위험하다. 농촌에서의 무분별한 소각 행위, 산 인근에서의 불씨 관리 소홀, 통제구역 출입에 대한 가벼운 태도는 더 이상 개인의 습관으로 말할 문제가 아니다. 이제 그것은 공동체 전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위험 행위로 인식되어야 한다.
산불은 자연을 태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숲이 무너지면 토양이 상하고, 생태계가 파괴되며, 지역 주민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도 함께 흔들린다. 한 번 잿더미가 된 산림을 다시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산불 예방은 단지 나무를 지키는 일이 아니라, 미래 세대의 환경과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일이다.
이용권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은 “대형산불 특별대책 기간에는 현장 대응을 더 강화하고, 기동 단속을 통해 산불 위험 요인을 지속하여 점검해서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산불 행정의 방향을 잘 보여 준다. 산불이 발생한 뒤에 심각성을 말하는 것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 산불이 발생하기 전에 철저히 막아내는 것이 최선이다.
산불은 늘 같은 방식으로 경고한다. 작은 불씨를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익숙한 관행을 위험으로 다시 보라고, 자연 앞에서 인간의 방심이 얼마나 큰 재난으로 번질 수 있는지 잊지 말라고 한다. 산림청의 기동 단속 강화는 꼭 필요한 조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단속이 끝난 뒤에도 우리 사회의 경계심은 끝나지 않아야 한다.
산불 예방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함부로 태우지 않는 것,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에 들어가지 않는 것, 점검해야 할 것을 미루지 않는 것. 바로 이런 작고 분명한 실천들이 모여 숲을 지키고, 마을을 지키고, 우리의 봄을 지킨다.
